필리핀 수감 중에도 공범 지휘…텔레그램 통해 밀반입 지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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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2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박왕열(48)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7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같은 날 신상공개위원회도 열려 신상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박왕열은 필리핀 수감 중이던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로폰 1.5㎏을 커피봉투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들여온 필로폰 3.1㎏을 공범을 통해 김해공항으로 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박왕열이 밀수하거나 유통한 마약 규모를 필로폰 약 4.6㎏ 밀수, 시가 30억원 상당의 국내 유통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유통 물량은 필로폰 약 4.9㎏,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2㎏, LSD 19정, 대마 3.99g 등이다.
박왕열은 또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서울·부산·대구 일대에서 공범들과 함께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 둔 뒤 구매자에게 위치를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공범은 모두 236명이다. 이 가운데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책 1명 등 42명은 구속된 상태다. 나머지 194명은 단순 매수자로 분류됐다. 공범들은 일부 직접 접촉했지만 상당수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수익 추적도 병행되고 있다. 박왕열은 초기에는 대포통장을 통한 무통장 입금 방식을 사용하다가 이후 가상화폐 거래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2대와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분석하며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박왕열은 송환 직후 약 10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주요 혐의는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일부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왕열의 모발과 소변을 확보해 마약 반응 검사를 진행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왕열 관련 수사는 경기북부경찰청과 의정부경찰서, 경남경찰청이 각각 진행해 왔다. 경찰은 전날 박왕열이 국내로 송환되자 경기북부경찰청을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하고 수사를 일원화했다. 향후 추가 공범과 공급망, 범죄수익 은닉 여부는 물론 해당 유통망의 조직범죄 해당 여부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박왕열은 과거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 이후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현지에서 교민 3명을 살해하고 탈옥한 혐의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후에도 필리핀 교도소에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을 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달 초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약 10년 만에 국내로 인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