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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까지 닿은 ‘김승연의 꿈’… 윤곽 드러낸 ‘한국판 록히드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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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3. 17. 18:02

대우조선해양 이어 KAI 지분 확보
7년 만에 항공우주 협력 틀 재구축
통합체계 가속도… 사업 영토 확장
김승연 회장의 우주 전략이 '한국판 록히드마틴' 구상으로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확보하며 항공우주 분야 협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승부사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해양 방산 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항공우주 분야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말부터 KAI 지분 4.41%를 확보했다. 또 다른 계열사 한화시스템도 지난해 11월 0.58%(56만6635주)를 약 599억원에 매입했다. 한화 계열의 KAI 지분은 총 4.99%(486만4000주)가 됐다. 한화 계열사가 KAI 지분을 보유한 것은 지난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하던 KAI 지분 5.99%를 전량 매각한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번 지분 확보는 한화그룹이 항공우주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신호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지상 무기와 해군 전력에 이어 항공우주 분야까지 사업 축을 넓히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그동안 지상 방산과 항공 엔진, 우주 기술 등을 중심으로 방산 사업을 확대해 왔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재편하면서 해양 방산 역량까지 키웠다. KAI 지분을 확보한 한화는 해양 방산을 넘어 항공·우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사실상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월 8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김 회장은 방진복을 착용하고 위성 클린룸을 직접 돌아본 후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이라며 "우리가 만든 위성이 기후 변화를 관측하고, 국가 안보를 지키며,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것이 한화가 추구하는 진정한 사업의 의미이자 가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 측은 KAI 지분 확보를 계기로 양사 협력 관계를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구조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양사는 한국형 전투기(KF-21) 사업 등 일부 방산 프로젝트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초소형 위성 체계 등 우주 사업을 놓고는 KAI와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의 '한국판 록히드마틴' 구상은 김 회장이 처음 그린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11월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게 삼성테크윈 인수 계획을 밝히며 방산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한화는 약 8400억원을 들여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고,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공동 경영권도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한화는 항공엔진과 방산 전자, 레이더 등 핵심 방산 기술을 확보하며 방산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이후 2023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며 해군 함정과 잠수함 등 해양 방산 역량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KAI 지분 확보까지 더해지면서 한화는 지상 무기와 해양 전력, 항공우주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방산 사업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002년 한화생명 인수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 인수, HSD엔진 인수,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김승연 회장의 일관된 지향점이 작용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난 1월 제주에 있는 한화시스템의 우주센터를 방문했고, 우주를 향한 한화의 중장기 비전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화그룹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이며 국민연금공단 8.2%, 피델리티자산운용 7.67%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지분 확보로 한화는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에 KAI에 대한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 한화가 주요 인수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이 변화하면서 군사 전략이 육해공을 넘어 우주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한화가 조선·지상 무기·항공우주까지 연결되는 방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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