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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북 저출생 정책평가센터가 도민 15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저출생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로 양육비 부담을 선택했다. 이는 '임신·출산에 따른 건강 위험 부담'(26.5%)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출산 결정에 있어 개인의 건강 우려보다 경제적 요인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는 저출생 문제가 단순히 출산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장기적인 양육 비용에 대한 부담과 불안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출산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양육비 지출이 청년 세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돌봄 여건 역시 출산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1%는 필요할 때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답했으며, 아이가 아플 때와 방학 기간에 돌봄 공백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맞벌이 가구 증가와 핵가족화 속에서 돌봄 책임이 여전히 개인과 가정에 과도하게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눈에 띄는 점은 소속 직장에서의 일·가정 병행 여건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필요한 출산 정책으로 출산·육아휴직 확대가 꼽혔다는 점이다.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거나, 사용에 따른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출산 이전 단계인 결혼 문제 역시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혼 의향이 있음에도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로는 결혼자금 부족이 가장 많았고, 안정적인 일자리 미확보와 적절한 만남의 부재가 뒤를 이었다.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경제적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저출생 대응 정책이 출산 장려금이나 단기 지원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만남과 결혼, 출산, 돌봄으로 이어지는 생애 전반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정책 효과가 실제 생활 속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설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경북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저출생 극복 정책 가운데 효과성이 검증된 사업은 확대하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은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만남부터 결혼·출산·돌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도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