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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李정부표 ‘배드뱅크’ 새도약기금 부진…캠코, 미대상 업체 ‘참여 강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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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찬 기자 | 최민준 기자 | 조해수 기자

승인 : 2026. 01. 27. 18:38

캠코, 기금 참여 대상 아닌 업체에 강요 정황
새도약기금 출범 4개월에도 성과 저조
대부업권 핵심인데 참여율 한 자릿수
"정책 성과 위해 민간업자 부당 압박"
캠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캠코)가 이재명 정부의 '장기 연체자 빚 탕감'을 위한 새도약기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이 아닌 사기업에게도 채권의 '헐값 매각'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금 참여율이 미비한 가운데, 성과를 내기 위해 대상 외 대부업체 등 애먼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새도약기금을 관리·운영하는 캠코는 사업 대상 업체가 아닌 A사에 최근 보유 채권을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캠코는 함께 기금을 운영하는 금융위원회(금융위)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당국이 정한 기금 참여 대상 대부업체인 매입채권추심업체 440곳에 해당하지 않는 업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캠코가 대상 기관의 참여율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유동화회사, 사모펀드 등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나 개인회사가 지분을 소유한 채권 회사에도 참여를 강요, 압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초기인 지난해 7월부터 "부실채권은 국가에게도 손해이니 갚을 수 없는 것은 아예 탕감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배드뱅크를 약속했다. 이에 같은 해 10월 캠코와 금융위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을 출범시켰다. 정부가 대상이 되는 채권(원금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장기 연체)을 일괄 매입하고 채무조정 혹은 소각해 장기 연체자들을 구제한다.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국민행복기금 등 공공기관 6곳으로부터 5조5485억원, 은행과 보험사 등 민간 업체로부터 2조1736억원을 매입했고 수혜자는 60만명 정도다.

그러나 정부가 당초 설정한 새도약기금의 목표치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캠코와 금융위는 새도약기금을 통해 대상자 113만명의 16조4000억원 규모 채권 매입을 목표로 세웠다. 시행 4개월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대부업계의 저조한 참여율이다. 현재 대부업계가 보유한 사업 대상 채권은 6조7291억원으로, 전체 민간 보유분(12조8603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그러나 기금에 매입된 대부업계 채권은 3449억원(23일 기준)에 그친다. 참여 업체도 전체 440곳 중 34곳에 불과하다. 참여율이 채 10%도 안 되는 것이다.

이는 업계의 참여를 유도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채권 매입가는 액면가의 5% 수준인데, 지난해 평균 부실채권 매입가율은 30% 정도다. 정부 정책에 참여하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부업계는 액면가 100만원짜리 채권을 29만9000원에 매입하지만 정부는 5만원 수준의 매입가율을 제시했다"면서 "이런 헐값 매각을 강제하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니 차라리 폐업하겠다는 업체까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당국이 정책 성과를 위해 사업 대상이 아닌 업체에게도 재제를 앞세워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개인에게 직접 추심을 하는 것이 아닌 채권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업체에게도 매각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법적 근거 없이 국가가 기업 혹은 개인의 자산을 강제로 뺏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금융당국은 '가입을 독려하는 것일 뿐'이라고 발뺌하겠지만, 참여율이 낮은 만큼 당국의 감독이나 지원 아래 있는 업체들은 강요로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캠코 측은 "새도약기금은 자율협약에 따르는 것으로, 강제매입이나 매각 강요는 사실무근"이라면서도 "대상채권 보유 회사에게 협약 가입과 일괄매각을 권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장기 연체자를 폭넓게 지원하고자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도 참여가 가능하도록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홍찬 기자
최민준 기자
조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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