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목재·의약품 포함...인상 시점은 미공개
정부, 김정관 산업장관 급파...진의 파악·대응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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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뒷받침할 법적 장치가 지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관세 복원' 카드로 강력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급파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 트럼프 "한국 입법부, 위대한 합의 이행 안 해"… 기습 인상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국회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입법부는 한국과 미국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Great Deal)'를 도출했고,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머물 때 이 조건들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왜 한국 입법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Historic Trade Agreement)'을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에 따라(hereby)'라는 표현을 사용해 즉각적인 조치임을 시사했다.
◇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이 화근… 3500억달러 투자 약속 흔들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국회 승인'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의 처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한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미국은 해당 특별법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면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26일 특별법을 발의했고2 미국도 12월 4일 관보 게재를 통해 관세를 15%로 낮췄으나, 정작 법안 처리가 해를 넘기며 지지부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합의 위반'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된 거래 내용에 맞춰 관세를 신속하게 인하하는 행동을 취했다. 우리는 당연히 교역 파트너들도 똑같이 하기를 기대한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 정부, 김정관 산업장관 급파… "대미 투자 지연 없다" 진화 부심
미국의 이번 조치 배경에는 최근 원화 약세와 맞물려 한국의 연간 200억달러 투자 상한 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워싱턴 조야의 우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2일 원화 가치 급락에 대해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경쟁국인 일본은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화상 회의를 갖는 등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어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위협에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으며, 현재 방산 협력 논의차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장관이 일정을 변경해 조속히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을 만나 한국 국회의 입법 상황을 설명하고 관세 인상 철회를 설득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테크 업계가 우려하는 한국 내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J.D. 밴스 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만나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우회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