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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계엄 길잡이’ 의혹에도 ‘유럽 출장’ 강행한 국회협력단…‘국회 출입금지’인데 해외 출장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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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 조해수 기자

승인 : 2026. 01. 19. 04:30

지난해 포르투갈·스페인 출장
계엄군 국회 길잡이·증거인멸 논란
22~24년 출장 5회·1억8000만원
조직 운영 법적 근거도 불명확
국방부 "계엄 후에도 출장 정상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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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도와 '길잡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방부 국회협력단이 수사가 한창인 지난해 말 유럽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다. 쇄신이나 징계가 아닌 '외유성 출장'이 주어진 것이다. 5·16 쿠데타 직후 창설된 국회협력단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국방부와 국회의 소통'이라는 명목 아래 운영되고 있는 조직이다.

◇'계엄 길잡이' 의혹 속에도…'세금 2700만원' 들여 떠난 유럽 출장

18일 아시아투데이가 국방부로부터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협력단 소속 협력관 4명은 지난해 12월 10일 '공무국외출장'을 이유로 포르투갈로 출국했다. 포르투갈을 거쳐 스페인으로 이어진 일정은 같은 달 17일까지 6박 8일간 진행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계엄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회협력단 폐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즉 국회협력단은 사실상 '운영 정지' 상태였지만, 해외 출장만은 강행한 것이다.

협력관 4명이 떠난 연수에는 국민의 혈세 2681여만원이 투입됐다. 세부 내역을 보면 1인당 항공료 419만5000원과 숙식 등 체재비 1708달러(한화 250만9000여원) 등이다. 경비는 합동참모본부(합참)와 육군, 해군, 해병대 등 각 군의 국외여비에서 지출됐다.

그러나 국회협력단은 12·3 비상계엄 연루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조직이다. 지난해 2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사령관에게 "수방사는 필요시 국회에 파견된 국회협력단장의 도움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또한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전날인 2024년 12월 2일 오후 국회협력단 사무실을 찾아 30여 분간 머물기도 했다.

증거인멸 논란까지 불거졌다. 12·3 비상계엄 이틀 뒤 국회협력단 관계자 2명이 협력단 사무실에 들어가 20분 만에 종이가방 4개를 챙겨 나오는 모습이 국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이다. 이에 비상계엄 관련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내부 자료를 반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외 출장의 적절성 외에 '부실 출장' 지적도 나온다. 국회협력단의 해외 출장 이유는 '두 국가의 의회와 대사관, 무역관을 방문하고 예산 획득 절차와 국방 관련 사항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5년 국회협력단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를 확인해 본 결과, 방문기관에 대한 소개와 행정 절차, 주요 일정 등이 한두 줄씩 간략히 적혀있을 뿐이었다. 포르투갈 의회 방문 관련 내용을 보면, '(포르투갈의) 예산 주기는 전년도에 시작되며 정부는 이 시기까지 다음 연도 국가 예산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함' '최종 승인된 예산 법안은 대통령의 공포를 거쳐 법적 효력을 갖게 됨' 등 형식적인 내용만 기재돼 있다. 다른 기관에 관한 내용 역시 주요 업무와 활동을 기재하는 데 그쳤다. 회의와 면담 결과도 '국방예산 확보를 위한 의회 중심 사전협의 체계 강화' '대사관 중심의 국방외교 및 방산협력 기능 강화' 등 의례적인 내용이 전부였다.

◇'유럽, 유럽, 하와이' 유명 관광지 골라 간 '그들만의 출장'

국회협력단의 외유성 출장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22~2024년 국회협력단 공무국외출장 계획서·결과보고서'를 보면, 이들은 2022년 12월 10~18일 이탈리아·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독일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다. 7명이 떠난 출장에는 5140만5000원이 사용됐다. 2023년 4월에는 5명이 이탈리아·핀란드·덴마크·독일로, 같은 해 12월에는 7명이 프랑스·아일랜드·영국·벨기에·독일 등으로 출장을 떠났다. 2024년 5월과 10월에도 각각 프랑스·오스트리아·체코·이탈리아, 미국 하와이와 괌을 다녀왔다.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5차례 진행된 해외 출장에서 이들이 사용한 비용은 1억8451만원(해당 연도 평균 원·달러 환율 기준)에 이른다. 평균 3700여만원이 매번 외유성 출장비로 사용돼 온 것이다.

그럼에도 출장 보고서는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었다. 2022년 12월 출장 목적으로 적힌 '유럽의 국방정책 및 방위산업현황 확인'은 2023년 두 번의 출장에서도 동일하게 기재됐다. 2024년 5월 출장과 2025년 12월 출장 역시 '유럽 의회 방문, 예산획득 절차 및 국방관련 사항 확인'으로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

출장 기록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본지가 국방부에 국회협력단의 최근 10년(2016~2025년)치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 등을 요청하자 "2022년 이전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출장자는 국외출장보고서를 충실히 작성해야 하며 귀국 후 30일 이내 소속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또 소속 장관은 제출받은 보고서를 15일 이내에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세금을 이용한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도 그 기록을 제대로 보전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이은미 참여연대 권력감시2팀장은 "(국회협력단의) 외유성 출장은 매우 합당하지 않고 부적절하다. 비상계엄 당시 의혹이 제기됐던 조직이고 자숙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그동안 충분히 문제가 제기됐고 압수수색까지 받았는데 자숙은 당연하고 신속히 자체 조사에 착수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비상계엄 이후에도 공무국외출장은 정상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출장 인원도 비상계엄 이후 신규 보직돼 비상계엄과 무관하며, 관련 수사를 받은 인원도 없다"고 해명했다.

◇ '소통' 내세웠지만 '법적 근거' 불명확해

국회협력단은 국회에 상주하는 국방부 산하 조직이다. 육·해·공군을 비롯해 합참과 해병대 등에서 파견돼 '협력관'이라는 이름으로 근무하는 대령급 등 10여명이 국회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다. 5·16 쿠데타 직후인 1963년 '국회연락단'이라는 명칭으로 출범했는데, 당시 군 출신 의원들이 대거 유입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편의를 도모하는 동시에 군이 정치권 동향을 살피기 위해 만든 조직이었다.

그러나 정부 부처 가운데 '협력단'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상주하는 기관을 운용하는 곳은 국방부가 유일하다. 법적 근거 역시 불명확해, 정부조직법·국회법 등은 물론 국방부 소속기관 직제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국방부는 이미 국회와 협력하기 위한 여러 창구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방부에서 국회에 대한 정책 자료의 총괄과 조정, 청원 등 전반적인 대국회 업무는 기획관리관이 담당한다. 법제·사법에 관한 대국회 관련 업무는 법무관리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관련 업무는 계획예산관이 맡고 있다.

국방부는 국회협력단 운영의 법적 근거에 대해 "1963년 '국방부 일반 명령 제22호'에 따라 '국방부 국회연락단'이라는 이름으로 12명이 편제됐다"고만 답했다. 역할에 대해서도 "국회 국방관련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국방부 및 각 군과 국회의 원활한 업무협조와 소통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박성진 안보22 대표는 "(국회협력단은)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문제나 자식 군 문제 등 군 관련 민원을 처리해 주는 창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며 "진급하려고 줄을 대기 위한 자리로, 사실상 정치군인 조직이 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을 가지고 편법으로 공생하는 단체"라며 "있어서는 안 되는 조직이지만 의원 본인들의 편의를 위해 존속된다고 볼 수 있다. 비상계엄 길라잡이 의혹을 받는 조직을 계속 운영한다는 것은 계엄의 적폐를 정리하겠다면서 그 폐단을 되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최민준 기자
조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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