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남미 성과 속 납기·통합·보안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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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만 팔아선 더 이상 못 간다."
2025년 K-방산은 숫자로 보면 성공의 해였다. 폴란드를 축으로 한 동유럽, 동남아, 중남미까지 수출 지형이 넓어졌고, 일부 국가는 재구매에 나섰다. '한 번 쓰고 끝나는 무기'가 아니라 '다시 찾는 체계'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이 성과는 동시에 경고음을 동반했다. 납기, 통합, 후속군수, 그리고 보안. 잘 팔렸기 때문에 드러난 구조적 한계들이 2026년을 앞두고 한꺼번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K-방산은 이제 '무기를 잘 만드는 나라'의 단계는 통과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더 이상 개별 플랫폼의 성능만으로 승부를 보지 않는다. 전투기는 전투기대로, 전차는 전차대로 잘 만들면 끝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지금의 경쟁은 센서·지휘통제·통신·무인체계·후속군수가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느냐, 즉 '전장 운영체계'를 누가 설계하고 책임지느냐의 싸움이다.
폴란드 사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규모 계약과 빠른 납기는 K-방산의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현지에서는 단순 인도 이후의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여러 체계가 동시에 도입되면서 통합 운용은 충분한가, 교육·정비·부품 공급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가, 전시 상황에서 체계 전체를 누가 지휘·통제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패키지 수출'을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설계했는가의 문제다.
2025년 성과의 이면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경고는 납기와 보안이다. 동시다발적 계약은 생산능력의 한계를 시험했고, 공급망이 촘촘해질수록 기술·정보 보호의 난도는 급격히 높아졌다. 단일 무기 수출일 때는 문제가 되지 않던 요소들이, 다체계·다국가·장기계약 환경에서는 곧바로 국가 신뢰의 문제로 전환된다.
결국 2026년은 K-방산이 '수출구조전환'을 해내느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무기를 잘 파는 나라에서, 전장 운용 모델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나라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재구매와 현지 거점화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통합 설계 능력, 후속군수 체계, 데이터·보안 관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 결합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제 K-방산의 경쟁자는 단순히 가격이 싼 무기 공급국이 아니다. 전쟁 수행 방식 자체를 '패키지'로 제안하는 국가들과의 경쟁이다. "무기 팔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2026년, K-방산은 숫자 이상의 답을 요구받고 있다. 단순한 수출 실적이 아니라, 전장을 설계할 수 있는 나라로 증명할 수 있느냐가 그 답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