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건수, KB금융 46건 가장 많아
과태료 기준은 신한금융 압도적…미국법인 자금세탁방지 의무 소홀
"자금세탁방지 강화 글로벌 추세…내부통제체제 강화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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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은 지난 3년간 해외 현지 당국으로부터 46건의 제재를 받으면서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제재건수를 기록했다. 손자회사인 인도네시아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 BANK)이 36건의 징계를 받았다. 대규모 자본 투입 이후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징계가 대폭 증가하면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B금융에 이어 신한금융그룹이 해외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가 많았는데, 특히 신한은행 미국법인이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미흡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과태료 기준으로는 5대 금융그룹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금융사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이 지역도 내부통제 강화가 중요해지는 만큼, 금융그룹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자금세탁방지 제도 강화는 미국 등 선진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 금융시장에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한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회사(은행과 증권, 보험 등)의 해외법인 및 지점에 대한 제재현황을 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0건이 발생했다. 이중 KB금융이 46건으로 절반에 달했고, 이어 신한금융(20건), 우리금융(15건), 하나금융(14건), NH농협금융(5건) 순이었다.
이들 금융그룹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현지법인이 받은 징계가 가장 많았지만, 농협금융의 경우 지난 3년간 NH투자증권만 5건의 징계를 받았다.
금융그룹별로 징계 건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해외 네트워크 규모에서 격차가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14개국 576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신한금융은 20개국 254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26개국 204개와 24개국 577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농협금융의 경우 10개국에 20개 네트워크만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와의 차이가 컸다.
그럼에도 KB금융 해외법인 징계 건수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법인 KB BANK 때문이다. 지난 3년간 KB금융 자회사 중 은행이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징계는 모두 39건이었는데 이중 KB BANK가 인니 금융당국(OJK)와 중앙은행(BI)에서 받은 징계가 36건에 달했다.
KB BANK는 국민은행이 2020년 자회사로 편입한 곳으로, 지분 매입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 등으로 지금까지 2조원가량을 투입했다. 손실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금융당국의 징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내부통제 문제도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해외 금융당국은 법규나 규정 위반 등이 드러날 경우 징계와 함께 과태료 및 벌금 등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 기간 과태료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신한금융이다. 지난 3년간 신한금융에 부과된 과태료 등은 모두 370억원에 이른다. 이어 KB금융이 96억원,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40억원 수준이었다.
신한금융의 과태료 규모가 컸던 이유는 신한은행 미국법인 신한아메리카은행이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개선 미흡으로 361억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받았기 때문이다. 자금세탁방지 업무 미흡 외에 금융그룹이 현지당국의 제재를 받은 이유는 보고서 오류나 공시 지연, 주문기록 유지 위반, 데이터 관리 미흡, 현지 직원 사적금전대차, 대출금 사후관리 소홀 등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기존에 발생한 제재 대부분이 보고서 제출 지연 또는 제출 후 수정사항 제출로 인한 과태료 부과건"이라며 "전산체계 개선, 보고서 담당 업무담당자 교육 등 동종, 유사 제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선제적 법규 관리, 현지 법률자문기관을 통해 KB와 현지법률과의 정합성 점검 및 관련 전산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측은 "글로벌 금융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해외점포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외점포 내부통제 시스템의 혁신과 고도화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멕시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과태료 제재가 빈번한 국가의 법인에 대해서는 시스템 개발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현지 금융당국의 요건에 맞는 내부통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그룹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왔지만, 현지 법규나 규정 등 현지화 노력이 부족해 제재가 반복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보고 지연 등 지엽적인 문제로 징계 받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 시장에서 신뢰도 하락과 함께 당국과의 관계 악화도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동원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 자금세탁방지 의무 소홀로 농협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천문학적인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는데, 제금세탁방지는 글로벌 추세인기 때문에 동남아 지역에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금세탁방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명예교수는 또 "보고 지연이나 오류, 대출 사후관리 소홀 등 내부통제 미흡 사항이 많은데, 현지 법인의 내부통제 체제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