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의 4,000억 달러 규모 AI 투자, 글로벌 성장률 전망 상향 견인
미·중·대만·한국·네덜란드 등 일부 AI 공급망 국가로 혜택 쏠림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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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유로존·중국·일본 등 주요 경제권에서 제조업 활동이 국내 수요 약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둔화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11월 세계 주요 경제국 제조업, 일제히 위축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였다.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수치이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48.8)도 밑돌았다. 특히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9개월 연속 하회했다.
신규 주문 지수 47.4, 고용 지수 44로 각각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고, 생산 지수는 51.4로 3.2포인트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과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에 따르면 11월 유로존 제조업 PMI 확정치는 49.6으로 10월 50에서 0.4%포인트 하락,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비치인 49.7도 소폭 밑돌았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제조업 PMI는 10월 49.6에서 48.2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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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다른 제조업 강국도 수요 부진으로 11월 공장 활동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미국과의 무역협상 진전이 주문량 회복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11월 일본의 제조업 PMI는 48.7로 전월 48.2에서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한국의 제조업 PMI도 전월과 같은 49.2로 2개월 연속 50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대만 국책 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CIER)이 이날 발표한 11월 제조업 PMI는 전월보다 1.1%포인트 상승한 51.4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베트남의 공장 활동이 여전히 활발했으며 말레이시아도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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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계 주요 경제권의 제조업 활동이 위축하고 있지만, 주요 경제 기관들은 최근 2025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 빅테크의 막대한 AI 관련 투자 때문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2%로 상향했고,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상품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를 8월 0.9%에서 2.4%로 대폭 높였다.
두 기관은 모두 상향 조정이 부분적으로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의 올해 약 40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AI 투자가 세계 무역과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그 혜택은 일부 경제권에 편중된다고 WSJ은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절반가량이 장비·데이터센터·연구개발(R&D) 등 AI 투자에서 발생하는 등 주요 AI 강국인 미·중은 제외하면 이러한 투자의 혜택이 대만·한국 등 이미 특화된 AI 공급망 내에 있는 경제권에만 돌아간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첨단 반도체 생산 지역인 대만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4.4%에서 7%로 상향 전망됐다. AI 붐 혜택은 공급망의 핵심 분야인 메모리 칩 생산을 장악한 한국과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 ASML이 있는 네덜란드에도 돌아갔다고 WSJ은 분석했다.
싱가포르 투자회사 CMC마켓의 오리아노 리자 트레이더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AI 관련 무역 성장의 약 3분의 2가 아시아에서 발생했다"며 "그 혜택은 선진 제조업 경제권에 압도적으로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