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선생님 곁에 있으면 방향 잃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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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순재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유족과 연예계 동료 및 후배들이 참석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인연을 맺은 정보석이 영결식 사회를 맡았고 추도사는 하지원과 김영철이 각각 낭독했다. 하지원은 MBC '더킹 투하츠'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김영철은 TBC 공채 탤런트 직속 후배이자 KBS2 '공주의 남자'에서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
정보석은 "방송·문화계 연기 역사를 개척해온 국민배우"라며 "배우라면 선생님의 우산 아래에서 덕을 입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김영철은 "이 아침이 그저 드라마 한 장면이라면 얼마나 좋겠나. '오케이, 컷' 소리에 선생님이 털고 일어나 '다들 수고했다, 오늘 좋았어'라고 말해주실 것만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 곁에 있으면 방향을 잃지 않았다"며 "눈빛 하나가 후배들에게는 '잘하고 있다'는 응원이었고, 정말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울먹였다.
하지원은 "선생님은 연기 앞에서 늘 겸손했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은 진정한 예술가였다"며 "연기가 어렵다는 제 고민에 '인마, 지금 나도 어렵다'고 담담히 말해주셨던 따뜻한 위로를 잊지 못한다. 많이 기억하겠다. 사랑한다. 선생님의 영원한 팬클럽 회장"이라고 추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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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후 운구 행렬은 별도의 조문 공간이 마련된 KBS를 들르지 않고 장지인 경기 이천 에덴낙원으로 향했다.
한편 고 이순재는 평생을 연기와 도전으로 채웠다.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 순재'라는 파격적 캐릭터를 소화해 세대 장벽을 허물었고,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는 특유의 빠른 걸음으로 '직진 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1년 연극 '리어왕'에서는 200분에 달하는 대사를 완벽히 소화해 찬사를 받았고, 2023년에는 체호프 '갈매기'를 연출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지난해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하는 등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공연과 방송을 넘나든 그는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서울 중랑갑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예술계를 넘어 공적 영역에서도 활동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맡았고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지난해에는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당시 무대에서 그는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소감을 전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정부는 고인이 별세한 25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며 그의 공적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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