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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잡히고 머리 뜯기고…장동혁, 취임 첫 5·18참배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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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리 기자

승인 : 2025. 11. 06. 17:49

일부 시민들, 장 대표 명의 근조화환 훼손…명패 철거까지
정문-추모탑 통상 2분 거리…몸싸움에 10분 걸려 도착
장동혁 "진정성 전달 안 된 것 같아…최선 다할 것"
5·18민주묘지 들어서는 장동혁 대표<YONHAP NO-493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려고 했으나 광주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로 발길을 되돌렸다. 일부 시민들은 화환을 넘어뜨리거나 명패를 철거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장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1시 35분께 수행원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도착했지만, 앞서 통행로 바닥에 앉아 있는 시민단체로 인해 '민주의 문'에 들어서지 못했다. 시민단체는 "내란옹호 장동혁. 사죄부터 하라"며 '오월영령 능욕하는 내란공범 장동혁은 광주를 떠나라', '5·18 정신 훼손하는 장동혁은 물러가라'는 피켓을 들고 국민의힘을 막아섰다.

당 지도부는 경찰의 도움으로 오후 1시 44분께 민주의 문을 넘었지만, 방명록은 작성하지 못한 채 추념탑 앞까지 향했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또다시 장 대표에게 달려들었고, 이 과정에서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장 대표는 일부 시민들에게 입고 있던 자켓이 여러 차례 잡혀 단추가 뜯겼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멱살이나 머리카락이 잡히기도 하고, 옷이 벗겨지기도 했다.

정문에서 추모탑까지는 200m, 도보 2분이 채 안 걸리지만, 양측이 충돌하면서 당 지도부가 추모탑까지 이동하는 데 10분 넘게 걸렸다.

당 지도부는 오후 1시 49분께 가까스로 제단에 도착했지만, 항의는 더 격해졌고 참배는 가로막혔다. 결국 장 대표와 지도부는 헌화·분향을 생략하고 1시 50분부터 몇 초간 묵념한 뒤 버스로 향했다. 떠나는 도중에도 양측의 몸싸움은 이어졌고, 오후 1시55분께 당 지도부는 버스에 가까스로 올라탔다.

한 시민은 장 대표 이름으로 바치는 화환을 훼손하려고 시도하다 묘지 관계자들에게 저지당했다. 당초 장 대표는 윤상원·박관현 등 5·18민주화운동 열사들의 묘역도 찾아 개별 참배를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현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정은 무산됐다.

광주 시민사회, 국힘 장동혁 대표 참배 저지<YONHAP NO-4784>
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3명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참배를 하지 못하도록 바닥에 앉아 항의하고 있다. /연합
◇"5·18정신 기리는 것은 국민 모두의 것…막는 것 이해 어려워"

장 대표는 이후 방문한 광주 종합쇼핑물 부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배가 무산된 데 대해 "민주화 묘역에서 영령들에게 헌화와 묵념으로 예를 갖추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그동안 5·18에 대해 여러 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고, 강령에도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럼에도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국민의힘은 저희들의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예고한 '월간호남(매월 호남 방문)'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첫 호남 일정부터 격한 민심을 확인했지만, 매달 1회 이상 호남을 방문해 '진정성'을 내세우고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열세 지역인 '호남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광주 시민들이 국민의힘의 참배 반대 이유로 제시한 사건들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은 불출석 재판이 가능했고, 피고인이 방어권을 포기한 사건이어서 출석을 강제할 이유가 없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탄핵 심판은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 기각을 주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묘지 참배와 연결해서 (참배를)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5·18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포함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복합쇼핑몰 부지 공사 관계자들에게 "끝까지 관심 갖고 지켜보고, 돕도록 하겠다. 호남의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광주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를 찾아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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