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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AI 경쟁 핵심은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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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6. 17:53

박재형
박재형 재미 정치학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주요 기술 대기업(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을 초대했다.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 기업들에 미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 규모를 직접 묻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AI 교육과 인력 양성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강조했다.

주요 기업들은 AI 인재 양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대학생 대상 1년간 무료 AI 소프트웨어 제공과 교사들에게 125만 달러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글은 3년간 총 10억 달러 규모를 AI 교육과 훈련에 투자하기로 했다. IBM은 향후 3년간 미국 근로자 200만명에게 AI 역량 훈련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적인 AI 경쟁에서 우수한 인력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AI 인력이야말로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고도의 전문 인력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노력 중이다.

미국은 AI 인력 개발 및 유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대학 등 학술 기관을 활용함으로써 국내외 인재의 역량 강화를 추구한다. 해외 출신 대학원생은 미국의 주요 AI 인력 공급원이다. 미국 AI 인력의 절반 이상과 AI 관련 분야 대학원생의 약 3분의 2가 외국 출신이다. 미국 대학들은 매년 약 5만명의 국제 대학원생을 AI 관련 분야에 배출한다. 이는 국내 AI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적 AI 리더십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중국 같은 경쟁국 출신자를 포함해 80% 이상이 국내에 잔류하는 등 국제 AI 박사급 인재를 유지하는 강력한 역량을 보여 왔다.

해외 출신 인력과 함께 미국의 새로운 전략은 기존 자금 지원 프로그램에 더한 신규 지원 사업을 통해 미국 인력의 AI 기반 실무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 과정의 첫 단계로 기초적인 AI 이해력 함양이 중요시되며, 모든 교육 및 인력 자금 지원 분야에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전략에는 AI 인력 연구 허브 설립과 '인력 혁신 및 기회법(WIOA)'과 같은 제도 확대를 통해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신속히 추진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 접근법은 고용주와 근로자의 AI 기술 개발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을 강조한다.

미국이 AI 인력 개발을 민간 부분의 주도에 의존하는 것에 비해 중국은 중앙집권적 국가 주도 방식을 채택했다. AI 발전을 위한 인력 양성은 중국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 AI 교육 강화와 해외 AI 인재 유치가 중심을 이룬다. 중국 대학 및 연구 기관들은 AI 전문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과 학문적 커리큘럼을 개발 중이다. 중국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AI 교육 및 훈련을 확대하고 있으며, 6세 아동 대상 AI 수업과 대학의 딥시크(DeepSeek) 등 AI 플랫폼 강의 개설 등이 그 사례다.

중국의 상하이, 선전 등 지방 정부는 AI 연구 및 인력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국가 지원 AI 연구소와 AI 시범 구역을 지정했다. 저장 연구소, 상하이 AI 연구소 같은 국가 지원 연구소는 기초 연구 수행, 산업 표준 조정, 로드맵 개발, 인재 양성을 담당한다. 또한 중국의 민간 AI 성장과 정부 우선 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인재를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도 겸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전략적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 중앙 정부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82억 달러 규모의 AI 펀드와 AI 관련 분야를 대상으로 한 1380억 달러 규모의 국가 벤처 캐피털 가이드 펀드를 포함한 국가 주도 투자 펀드를 통해 AI 개발에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공공 및 민간 데이터 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통합하기 위한 국가 통합 컴퓨팅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이러한 포괄적 접근은 미국 주도의 AI 반도체 수출 통제 같은 일부 도전에도 불구하고, AI 분야에 인재와 자본을 공급하도록 지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핵심 공약으로 AI에 총 100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을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에너지 문제, AI 인력 확보 및 양성의 한계 등 다양한 문제 제기와 논란이 이어졌다.

AI는 건물처럼 정해진 기간 내 완공해서 유지 관리만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니다. AI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 그 역량을 보완하고 발전해 가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의 AI라도 결국 사람의 능력을 계속 필요로 한다. 따라서 AI 인력 양성은 기술 발전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반이다. 이를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정부 차원의 AI 투자는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

박재형 (재미 정치학자)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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