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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특정 ETF 쏠림 현상, 시장 신뢰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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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5. 22. 18:00

테마형, 이슈 소멸 후 하락 가능성 커
투자자 이해 위한 설명서 제작도 도움
"금융당국, 시장 안정적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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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트렌드로 자리한 테마형 등 특수유형 ETF와 관련, 이슈가 소멸될 경우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유행에 편승한 특정유형의 'ETF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업 전반의 신뢰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를 유행하는 상품으로 유인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양하고, 회사별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전문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에 대해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위험과 비용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투자설명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패시브 주식형 ETF(파생형 제외)의 순자산총액은 64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ETF 시장의 42.4%를 차지한다. 최근 ETF 상품구조가 다변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기초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전형적인 방식이 시장의 핵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해당 유형 내 상품구조는 뚜렷하게 변화했다. 시장대표지수 추종형 상품은 줄어들고 스타일·스마트베타형, 업종·섹터형, 테마형 등 특수유형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5년간 신규 상장된 시장대표지수 추종형 상품은 35개지만, 특수유형 상품은 155개에 달했다. 이에 시장대표지수 추종형이 전체 순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90.5%에서 지난해 6월 말 기준 53.1%까지 하락했다.

특수유형 중에서는 테마형이 가장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스타일·스마트베타형과 업종·섹터형이 각각 19개와 12개 신규 상장한 것과 달리, 테마형은 124개나 신규 상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부각되는 종목이나 업종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투자 규모만 보더라도 국내주식 ETF 중 대표지수에 투자한 규모는 1조4000억원이지만, 특수유형에 투자한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3배가량 많다. 개인투자자를 중점 고객군으로 설정한 운용사들이 앞다퉈 신규 업종 및 테마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테마형 상품의 경우 이슈에 따라 이미 고평가된 시점에 상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권 실장은 "미래 수익률이 높을 것 같은 분야를 선정해 상품을 출시하기보다는 투자자 관심도가 높은 분야의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대다수"라며 "이에 테마형 상품은 상장 이후 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출시된 특수유형 ETF의 운용성과가 대부분 저조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에 힘을 더한다.

권 실장은 "테마형 등 특수유형 ETF로의 운용자산 쏠림이 현재보다 훨씬 심해지는 상황에서 대폭적인 자산가치 하락까지 겹친다면 ETF 시장과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업 전반의 신뢰도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운용사들이 상품 출시에 있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전문성을 살린 상품을 대거 출시하며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행하는 상품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공격적인 마케팅도 지양해야 한다"며 "투자설명서를 통해 내재된 위험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실장은 ETF 시장의 안정성과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금융당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당국은 유행하는 특정 유형 ETF 시장에서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없는지 항시 예의주시해야한다"며 "SNS를 통한 과대광고 가능성이나 정보 부족으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잘못된 판단 등이 우려되는 만큼 ETF 시장의 쏠림현상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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