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고] 3년 2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부동산 시장 자극할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301001293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10. 24. 09:57

이미지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는 3년 2개월 만의 첫 금리 인하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및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상승 둔화와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이 금리 인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번 금리 인하의 또다른 배경은 물가 안정화에 있다.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급락으로 1.6%까지 낮아졌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2.0%로 둔화됐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8%로 떨어져 물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동시에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경제 회복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가계의 대출 부담을 줄이고, 주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9~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이에 전세 수요와 매매 수요가 동시에 증가했다. KB부동산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19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에서 2020년 12.25%로 크게 올랐고, 매매가격 역시 2.91%에서 13.06%로 급등했다. 하지만 팬데믹 당시 기준금리 인하의 속도는 빠르고 인하 폭도 컸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도 부동산 시장에는 단기적 자극을 가할 것이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제한된 전세 매물로 인해 전셋값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 동시에 매매시장에서도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 매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어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기대감을 더 자극할 수도 있다. 최근 대출 규제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재건축이 활발한 강남권과 목동, 내달 말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발표가 예정돼 있는 1기 신도시는 여전히 높은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공사비 상승 등의 원인으로 분양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인기 지역의 기존 아파트에 대한 추가 매수를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와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통화 완화의 시작을 알렸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문제를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전세 대출과 정책 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출을 더욱 정교하게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나아가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해 규제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갭투자'와 같은 투기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추가 금리 인하는 언제 가능할까?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를 '매파적 인하'라고 표현하며, 향후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추가 금리 인하는 빠르면 내년 1분기 중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 같다. 대출 규제도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내 집 마련 전략은 여전히 실수요 중심의 접근이 중요하다. 금리 인하에도 대출 한도는 여전히 제한적일 수 있으며, 대출 규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금리 인하만을 보고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 상황에서는 입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청약을 통해 집을 마련하려는 경우에는 다소 높은 분양가라도 최고의 입지라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

투자는 현재의 시세보다는 향후 잠재 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청약일 경우 입주 시점의 시세가 중요하고, 기존 아파트는 매도 시점의 시세 변동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입지가 좋은 단지는 지금이 적절한 매수 시점일 수 있다. 공사비 인상에 따라 분양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3기 신도시와 같이 향후 전철역 개통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입지와 분양가 사이에서 고민이 된다면, 반드시 입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