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 규탄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과거의 음산한 기억"
"권력자, 시대착오적 민족주의 주장, 갈등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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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이날 지중해 섬나라 몰타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우크라이나 정치·종교계의 방문 요청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렇다. 그것(방문)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교황은 세부 내용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각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 전화통화·서한을 통해 교황의 키이우 방문을 요청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대표하는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대주교와 안드리 유라쉬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도 침공 우려가 고조되던 2월 중순 교황의 방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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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유럽의 동쪽, 일출의 땅에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퍼졌다”며 “우리는 다른 나라 침략, 야만적인 시가전, 핵 위협은 먼 과거의 음산한 기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 결과로 죽음과 파괴, 그리고 증오만을 초래하는 전쟁의 얼음 바람은 많은 사람의 삶을 강력하게 휩쓸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며 “일부 권력자는 슬프게도 민족주의적 이익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주장에 사로잡혀 갈등을 도발·조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름을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푸틴이 소련·제정 러시아 제국 부활이라는 야망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교황이 ‘권력자가 민족주의적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푸틴을 암묵적으로 비판했다며 누구를 언급하는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직설적인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