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회담 후 푸틴·젤렌스키 회담·평화협정 조인식 참석 가능성
우크라, 푸틴 요구 대부분 수용...국민투표·의회 논의 난항 예상
러 "키이우 군사활동 즉각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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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평화협정 초안이 준비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날 수 있다고 러시아 측이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북부 체르니히우에서의 군사 활동을 크게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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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이날 평화협상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을 중재한 터키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이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이날 도달한 공동 이해를 구체화하기 위해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대표단이 조만간 다시 만나 평화협정 초안을 마련하면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를 최종 조율하고,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을 갖고, 협정 조인식에 참석하는 순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봉합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제안이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내용이어서 우크라이나의 국민투표나 의회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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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협상과 관련,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상황에 관해 향후 15년간 협의할 것을 제안했고,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하고 독립 공화국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문제에 관해 두 정상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 협상단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인 안전보장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포돌랴크 고문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모든 문제에 관해 거의 논의했다”며 “우리의 제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우크라이나의 중립과 외국 군사기지 또는 군대 주둔을 허용하지 않는 약속의 대가로 이스라엘·터키·프랑스 등이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보증할 것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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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러시아 측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회담 뒤 별도 회견에서 협상이 건설적이며 러시아가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협정이 조인되면 직접 만날 수 있다고 시사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WP는 분석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측의 제안과 관련,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중립적이고 비(非)동맹적인 지위와 비핵보유국 지위 추구를 확인하는 문서로 된 제안을 받았다”며 “이 제안에는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대량살상무기(WMD) 생산 및 배치 거부와 우크라이나 내 외국 군사기지와 외국 군대 배치 금지 등도 포함돼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영토에서 (안보) 보증국들의 동의 없이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안은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재탈환 노력 배제와 돈바스 지역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 대상 지역 포함 제외,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포기 시사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고 메딘스키 보좌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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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협상에 참여한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라며 “이는 즉각 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는 우크라이나와의 회담 이후 “상호 신뢰를 높이고, 추가 협상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주변에서 일부 러시아 병력의 철수에 주목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CNN방송에 “우리는 러시아가 키이우 주변에서 대규모 병력을 철수했다는 보도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그들이 키이우 진격 시도를 중단한 것은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