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家) 마지막 유산 인수에 결단
계열분리·지주사 전환 등 가능성 제기
|
금호석화그룹은 박 회장이 이끌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금호석화의 최대주주가 박 회장의 조카이자 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상무이기 때문이다. 박 상무의 지분율은 10%로 박 회장(6.69%)보다도 높다. 박 회장의 장남 박준경 전무(7.17%), 장녀 박주형 상무(0.98%)의 지분을 더하면 14.84%로 높아진다. 아직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셈이다. 박 회장 일가와 박철완 상무의 지분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배경이다.
특히 박 회장이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형제의 난을 벌인 경험이 있는 만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레저사업을 영위하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추진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
박찬구 회장이 금호가(家)의 마지막 유산을 지키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리조트 매각 관련 우선협상자상자로 금호석화를 선정했다. 금호리조트는 2006년 금호산업의 레저사업 부문이 분할해 설립된 곳이다. 골프장인 아시아나CC, 경남 통영마리나리조트 등 콘도 4곳, 중국 웨이하이골프·리조트, 충남 아산스파비스 등 워터파크 3곳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위해 2000억원 중후반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리조트의 부채 4000억원을 포함하면 60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금호리조트는 금호가(家)의 유산이기도 한 만큼 박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를 인수가 수익다각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석화의 주력사업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이며, 이 외에도 정밀화학, 나소탄소, 에너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NB라텍스 등 주력 제품의 호조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석유화학 분야에 치중돼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박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도 이같은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골프장의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수익다각화 측면에서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호석화가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지분 정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인사에서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전무가 승진한 것과 달리 박철완 상무는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2010년 부장에서 상무보로 함께 승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경영권 승계가 박 전무로 가닥이 잡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박 상무에게 레저사업 등을 맡기면서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호리조트 인수를 계기로 숙부와 조카 간의 지분정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조카에게 관련 사업을 넘겨주고 계열분리하거나, 지주사로 전환하는 등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