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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도시’ 홍대 거리…깔세 사라지고 무권리금 ‘특급매물’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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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0. 09. 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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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상권 거리
9일 오후 6시 즈음 홍대입구역 인근. 상점들이 몰려 있는 큰 거리가 한적한 모습이다./천현빈 기자
서울 홍대입구역 1번 출구 쪽에 위치한 휴대폰 잡화점 사장 A씨는 “코로나19 이후 점점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며 “길바닥에 깔아 놓고 장사하는 분들은 물론, 아예 문을 열지 않고 있는 상점들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홍대는 밤9시 이후부터 본격적인 장사로 매출을 올리는 곳이 많은데, 영업에 제한이 걸렸으니 타격이 정말 심하다”며 “특히 길거리 장사는 거리두기 강화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9일 오후 기자가 가 본 홍대 거리는 ‘유령도시’라고 느껴질 정도로 한산했다. 평소 오전 오후를 따지지 않고 북적이던 홍대입구는 적막할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홍대입구역 출구부터 kt상상마당 쪽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상업 거리는 상인들에겐 전통적인 알짜배기 장소였다. 높은 권리금을 지불해서라도 서로 들어가려던 곳이다. 좁디 좁은 몇 평의 땅덩어리는 월세가 300만 원은 기본이고 상대적으로 넓은 곳은 700~800만 원을 넘나 들었다. 유동인구가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상점 앞에 자리를 깔고 장사를 하며 암묵적으로 자릿세를 주고 받는 일명 ‘깔세’도 유행했다.

홍대입구역 상권
오후 6시가 넘은 홍대입구역 인근 상권의 모습./천현빈 기자
거리두기 조치가 거듭 강화된 요즘 홍대 거리엔 깔세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 직원 B씨는 “요새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는데 새로 창업해서 1년을 넘기는 곳을 거의 본 적이 없다”며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 문을 연 곳들이 장사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코로나에 쫓겨나온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코로나의 영향을 체감했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2월부터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며 “정부의 강화된 거리두기 이후로는 영업 자체를 못하다 보니 (이 곳은) 완전히 죽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의류 판매점을 운영하는 C씨는 “전에는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왔기 때문에 단속반이 뜨면 접었다가 곧바로 다시 자리를 까는 상인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에 사람들이 없다. 그나마 찾아 온 사람들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다보니 장사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고 덧붙였다. 월세 동결이나 인하 같은 변화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월세는 오르면 올랐지 절대 내리지 않는다”며 “월세 감당이 안 되니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대 상권의 한 골목
홍대입구 상권의 한 골목. 상권 구석구석에 위치한 골목 상권엔 텅텅 비어있는 곳이 많다./천현빈 기자
건물 한편엔 부동산에서 내놓은 급매물 광고가 크게 걸려 있었다. 한 부동산에서 내놓은 급매물 수만 12곳이다. 심지어 권리금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던 홍대상권에 ‘무권리’ 조건마저 붙었다. 월세도 홍대답지 않게 시세 보다 훨씬 저렴했다. 코로나19는 서울의 대표적인 젊음과 소비의 거리에도 생전 처음보는 풍경을 수놓고 있었다.

홍대 상권의 급매물 광고
홍대 상권의 한 벽에 붙어 있는 급매물 광고. 월세도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고 ‘무권리’로 입점할 수 있다고 써있다./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asiatoday.co.kr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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