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의 영변핵시설 '+α' 도출 제안...미, 산음동 미사일 시설 등 추가조건 제시"
"북, 대북제재 명확한 입장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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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중순 미 워싱턴 D.C.에서 비건 부장관과 한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한국은 중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미국 측은 비건 부장관이 방한했을 때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한국 측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건을 논의했다고 요미우리는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북한을 설득해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도 비핵화 조치를 추가하는 ‘영변+α’(알파)를 끌어내겠다”며 평양 교외 강선에 있는 비밀 우라늄농축시설의 폐기를 α로 미국 측에 제안했다.
이에 미국은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하고 있는 곳으로 보이는 산음동 비밀 미사일 연구시설의 실태에 관한 목록 제출 등 몇개의 추가 조건을 요구했다.
추가 조건에는 모든 핵 개발 계획에 대한 포괄적 신고와 함께 미국과 국제사찰단이 완전한 형태로 현지를 방문할 수 있게 하고, 모든 핵 관련 활동 및 새로운 시설의 건설을 중지하는 것이 포함됐다.
한국은 미국의 요구를 물밑에서 북한에 전했으나 북한은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는 한 북·미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반응해 비건 방한 때 북·미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비건 부장관은 7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4일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이고 동맹국인 한국을 만나기 위한 것이고, 우리는 훌륭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해 은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해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이고 불가능한 것에만 초점을 맞춘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있다“며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 때 ”앞으로도 한·미 워킹그룹은 계속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하고 북한을 독자적으로 지원하려는 한국을 견제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