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백악관 앞서 경찰·비밀경호국과 대치
트럼프 일가, 한때 지하벙커 피신
LA 한인타운,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배치...LA 폭동 재연 방지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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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위대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백악관을 두고 경찰과 비밀경호국 등과 대치했다. 경찰은 이날 낮부터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워싱턴 D.C.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이는 백악관 인근에서 나흘 연속 시위가 과격화하는 데 따른 조치다.
◇ 트럼프 대통령 “폭동·약탈 단속 위해 군대 동원”...시위대, 백악관 앞서 경찰·비밀경호국과 대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며 폭동과 약탈을 단속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며 워싱턴 D.C.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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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바 장관·에스퍼 장관·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백악관 외부의 세인트존스 교회를 도보로 찾았다.
이곳은 전날 시위대에 의해 일부가 불탄 곳으로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면서 강경 대응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 교회는 1815년에 지어졌으며, 미국 4대 대통령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해 ‘대통령의 교회’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밤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여들자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과 함께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1시간가량 피신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질 정도로 상황은 긴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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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전미로 확산되고 있으며 평화적으로 진행되다가 밤이 되면 방화·약탈 등으로 과격화하고 있다. 한인 상점이 방화·약탈의 피해를 보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과 한인회는 한인타운에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배치를 요청해 성사시켰다.
주 방위군은 이날 한인타운의 치안 유지와 시위대의 한인 상점 약탈 등을 막기 위해 군 병력을 전격 투입하기로 했고, 무장한 군 병력은 이날 오후 윌셔대로의 코리아타운 주요 길목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
군용 차량이 한인타운을 순찰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주 방위군은 항의 시위 사태가 끝날 때까지 LA 경찰과 함께 한인타운에 주둔하겠다는 입장을 한인 단체에 알려왔다.
LA 한인회 등 한인 대표 40여명은 이날 오후 LA 경찰·LA카운티·LA시 관계자들과 함께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LA 경찰 등은 한목소리로 “우리가 한인을 지킬 것”이라며 “한인 상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1992년 LA 폭동 사태도 언급한 뒤 “그때와는 다르다. 우리가 이제는 한인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한인들은 약탈과 방화를 막기 위해 자체 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위가 과격화하면서 28년 전인 LA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A 폭동은 1991년 흑인 로드니 킹을 구타한 경찰 4명이 다음 해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 평결을 받아 촉발됐다.
당시 폭동으로 60여명이 사망했고, 2000여명이 다쳤으며 10억달러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났다. 특히 LA 코리아타운은 흑인 시위대에 의해 불에 타고 약탈당해 4억달러의 재산 손해를 입었다.
이후 한인 단체는 한인들의 정치 참여 강화 등을 통해 미 주류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