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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 진두지휘…LG화학 ‘체질 개선’ 나서는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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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0. 05.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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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전도사' 신학철 부회장 결단
실적 저조 석유화학 일변도 탈피
"디지털 기술 접목 사업모델 진화"
전지부문 매분기 900억 이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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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 LG화학이 14년 만에 선포한 새로운 비전이다. 이 비전에 따라 LG화학은 화학에 집중돼 있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LG화학의 체질 개선은 신학철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신 부회장은 한국3M에 입사한 이후 해외사업 총괄 수석부회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혁신 전도사’로 불렸던 신 부회장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해 왔다. LG화학에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새로운 비전 선포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신 부회장의 복안이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화학업계가 위기에 놓였다는 판단 때문이다. LG화학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석유화학에서 나오고 영업이익 역시 전사 영업이익보다 많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사실상 석유화학 부문이 LG화학의 실적을 견인해 왔다.

문제는 국제유가 하락, 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비중이 높았던 만큼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2분기에도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연구개발(R&D) 비용 등의 축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 부회장은 전사적으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새로운 비전 선포로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새로운 비전 아래서 성과를 내달라고 은연중에 주문한 셈이다.

LG화학은 7일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라는 비전을 공개했다. LG화학의 기존 비전은 ‘차별화된 소재와 솔루션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 기업’이었다. 소재와 솔루션 중심에서 과학 등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신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진화시키고 전혀 다른 분야와 융합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가치를 만들어갈 시점”이라며 “이번 새로운 비전 선포는 LG화학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비전을 새롭게 수립한 건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는 물론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흐름 속에서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화학을 뛰어넘는 혁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영환경 악화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1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만 매출 3조6959억원, 영업이익 2426억원을 기록했다. 전지 부문은 지난해 5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실상 석유화학에서 번 이익으로 새로운 사업부문의 적자를 메꾼 셈이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코로나19 등 당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시설투자 외에도 R&D는 기업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로 꼽힌다. LG화학이 R&D 비용을 늘려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주목하는 곳이 전지 부문이다. 전지 부문은 현재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LG화학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다.

이는 R&D비용 비중에서 나타난다. LG화학은 1분기에만 2663억원의 R&D비용을 사용했다. 이 중에서 전지부문에 977억원이 투입됐고 첨단소재(391억원), 석유화학(389억원), 생명과학(363억원) 등을 활용했다. 특히 전지부문은 지난해부터 매 분기별로 900억원 이상의 R&D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이 석유화학에서 대부분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R&D비용 등은 사실상 석유화학이 마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면 LG화학의 성장동력인 전지 등에 대한 투자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LG화학은 그럼에도 전지 부문에서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사업운영 역량을 높이고 공동연구를 확대해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e-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LG화학은 이번 비전 선포와 함께 사업분야별로 변화를 추진하고, 사업 전반에 걸쳐 조직문화 혁신에도 나설 방침이다. ‘과학과의 연결’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다른 분야와 적극적으로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R&D뿐만 아니라 생산, 구매, 영업 등 다양한 직군별로 프로덕션 사이언티스트(Production Scientist), 세일즈 사이언티스트(Sales Scientist)와 같이 구성원 모두 ‘과학과의 연결’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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