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기반 B2B 수요 선점 전략
인지도 확대·수익성 확보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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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기질 관리 시장이 아직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만큼, 경동나비엔의 전략이 단순 제품 확장을 넘어 새로운 수익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2025년 환기청정기 제품군의 B2C(기업과 소비자 가 거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2% 증가했다. 회사 측은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환기 설비를 각각 운영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복합 기능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보고 있다.
최근 실내 공기질 관리 시장의 변화는 분명하다. 과거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에 주로 판매되는 계절성 가전에 가까웠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습도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공기질 관리의 기준이 '먼지 제거'에서 '환기·습도·냄새·유해가스 관리'로 넓어진 것이다.
이 흐름은 제품 경쟁 방식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개별 공기청정기의 필터 성능을 비교하던 시장에서 이제는 주방 후드와 환기 시스템, 공기질 센서, 제습 기능을 어떻게 연동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요리 중 발생하는 오염 공기를 배출하고 외부 공기를 들여오며, 실내 습도와 공기 흐름까지 통합 제어하는 방식이다. 경쟁 축이 '단일 가전'에서 '공간 단위 관리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경동나비엔이 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일러와 온수기 사업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환기·제습·공기청정 영역은 주거 환경 변화와 맞물려 확장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환기 설비가 기본 또는 옵션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B2B(기업 간 거래)시장에서 초기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경동나비엔 입장에서는 기존 난방 설비 사업에서 확보한 건설사 네트워크와 시공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보일러처럼 주택에 설치되는 설비형 제품을 다뤄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단순 가전 업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환기청정기가 일반 공기청정기보다 설치와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큰 제품이라는 점도 경동나비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소비자 인지도가 아직 낮다. 일반 소비자에게 환기청정기는 공기청정기나 제습기만큼 익숙한 제품군이 아니다. 가격 부담과 설치 필요성도 B2C 확산의 걸림돌이다. 기존 공기청정기 시장을 장악한 가전 업체들과의 경쟁도 피하기 어렵다.
수익성 역시 변수다. 통합 공기질 관리 제품은 판매 이후 필터 교체, 점검, 케어 서비스 등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이는 렌털·구독형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동시에 서비스 운영 비용과 인력 부담을 동반한다. B2B 납품 중심으로 시장을 키운 뒤 B2C에서 반복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사업 확장은 경영 체제 변화와도 맞물려 해석된다. 손연호 회장 체제가 보일러와 온수기를 중심으로 경동나비엔의 성장 기반을 다졌다면, 손흥락 부회장 체제에서는 생활환경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 제조업에서 시스템·서비스 기반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경동나비엔의 통합 공기질 관리 전략은 보일러 기업의 외연 확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간 판매 증가만으로 성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소비자에게 환기청정기의 필요성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는지, 건설사 중심 수요를 일반 주택과 리모델링 시장으로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유지관리 기반의 수익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