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에 대미 투자 지연 우려까지 겹쳐
정부, 김정관 산업장관 美 급파… NYT "행정명령 전 협상용 카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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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무역합의는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합의에 따라 관세를 신속히 인하해 왔고, 교역 상대국도 같은 방식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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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국 국회를 겨냥,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목재·의약품과 기타 모든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체결했고, 2025년 10월 29일 한국 방문 당시 그 조건을 재확인했다"며 "그런데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 발목 잡힌 '대미투자특별법'… 美 선제 관세 인하 조치에도 국회 계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 국회의 승인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은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과 한미전략투자 공사 설치 등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한국이 3500억달러(약 505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는데, 미국은 특별법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면 그달의 1일자로 소급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고, 미국도 지난해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는데 아직 한국 국회에서 법안은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특별법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에 약속한 대규모 투자를 관리하고 수행할 법적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국내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한국 정부의 무역 합의 틀 이행 속도에 대한 트럼프의 인내심 부족을 반영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전하며 이날 현대·기아차의 주가 하락 등 즉각적인 경제적 파장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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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서 한국 국회의 비준 지연을 문제 삼았지만, "월요일 저녁 현재 백악관은 관세 인상을 실행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아직 발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 발언을 즉각적인 관세 집행보다는 협상 압박 성격으로 해석하면서, 한국이 합의 이행을 위해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한국의 호응 부재가 원인이라며 '상호주의' 원칙에 방점을 찍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그가 동맹국을 포함한 상대국에 동일한 거래 논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청와대가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나 세부 설명은 아직 없다"며 이번 조치가 공식 절차에 앞선 정치적 압박 수단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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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번 조치 배경에는 최근 원화 약세와 맞물려 한국의 연간 200억달러 투자 상한 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워싱턴 조야의 우려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무역합의에 따라 연간 200억달러 상한의 대미 투자를 이행해야 하지만, 최근 원화 약세 속에서 투자 집행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20일 한국 정부가 환율 여건을 이유로 올해 대미 투자를 지연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를 지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도 올해 상반기 집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2일 원화 가치 급락에 대해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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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와 블룸버그는 일본이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간 이행 속도를 비교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국인 일본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산업상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화상 회의를 여는 등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어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또한 유럽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에 대응해 유럽(EU)-미국 무역합의 승인을 보류한 사례도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는 했지만, 비준·입법이 지연된다"는 상황에 더욱 민감해진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 정부, 김정관 장관 급파… "대미 투자 지연 없다" 진화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위협에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으며, 현재 방산 협력 논의차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일정을 변경해 조속히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을 만나 한국 국회의 입법 상황을 설명하고 관세 인상 철회를 설득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테크업계가 우려하는 한국 내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J.D. 밴스 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만나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우회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NYT·로이터·블룸버그 등은 △관세 인상이 실제 행정명령으로 이어질지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속도 △투자 집행 일정 등을 향후 핵심 변수로 꼽았다.
아울러 NYT는 "트럼프가 한국 등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의존해 온 법적 권한인 1970년대 비상법(IEEPA)이 현재 대법원의 심사를 받고 있다"며 향후 대법원 판결이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