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한 단계 더 진화한 ‘전동화 펀카’의 새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 6 N

N 브랜드 정체성 품은 두 번째 고성능 전기차
한결 정제된 운전의 즐거움... 편안함과 탄탄함 양립
7000만원대 구매 가능한 650마력 '펀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N은 고성능 전기차의 미래를 명확히 가리킨다./현대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N은 단순히 두 번째 고성능 전기차가 아니다. 전동화 고성능이 얼마나 정교하게 진화할 수 있는지, N이 전동화 시대에서 어떤 것을 보여주는 답안지에 가깝다.

지난 23일 현대차는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아이오닉 6 N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시승을 통해 경험한 아이오닉 6 N은 야성적 쾌감 위에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촘촘히 얹은 완성형 고성능 전기차에 가까웠다.

아이오닉 6 N은 가속 페달을 밟자 즉각적인 토크를 쏟아냈다. 앞과 뒤에 각각 엮은 두 개의 전기모터가 최고출력 650마력(N 그린 부스트)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단 3.2초 만에 마친다. 성능은 단순히 국내서 가장 빠른 가속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오닉 6 N의 모든 기능은 운전의 재미에 집중했다./현대차

몸놀림은 한층 침착하다. 비결은 섀시에 있다. 롤 센터를 낮추고 캐스터 트레일을 키운 새 지오메트리, 그리고 스트로크 감응형 ECS(전자제어) 댐퍼가 핵심이다. 노면 요철을 지날 때의 미세 진동을 억누르면서, 코너에선 하중 이동을 빠르게 만들어 앞 타이어 접지력을 극대화한다. 결과적으로 스티어링휠은 가볍지 않으면서 '되돌아오는 힘'이 자연스럽고, 차체가 빠르게 중심을 회복하는 움직임을 완성했다.

감각적 완성도도 높다. N e-쉬프트는 전 주행 모드에서 작동해, 실제 변속이 일어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N 모드에선 기어비를 레이스카처럼 세팅해 120km/h 이하 구간에서도 변속이 잦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세 가지로 나눈다. 이그니션, 에볼루션, 라이트스피드 모두 음색과 타격감을 키웠고, N 앰비언트 쉬프트 라이트가 최적 변속 타이밍을 조명으로 알려준다. 덕분에 가상의 RPM을 보지 않아도 언제 패들 시프트를 조작해야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아이오닉 6 N을 기반으로 만든 드리프트 머신./현대차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는 '이니시에이션(회생제동), 앵글(ESC 개입), 휠 스핀(TCS 허용)' 세 축으로 재정비됐다. 글자만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세팅을 몇 번 바꿔보면 금세 손에 익는다. 앵글과 휠 스핀을 10단계로 올리면 구동은 오롯이 뒷바퀴 담당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아이오닉 6 N은 마치 팽이에 빙의한 듯 팽글팽글 미끄러진다.

무게가 무거운 전기차가 빨리 달리기 위해선 강력한 성능 못지않게 제동 능력도 중요하다. 아이오닉 6 N은 강력한 물리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동시에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운전 재미를 한결 진화시켰다.

N 페달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앞 전기모터에 회생제동을 강하게 걸어 하중을 앞쪽으로 보낸다. 이를 통해 코너를 공략할 때 언더스티어 현상을 줄이고 뒷바퀴가 자연스럽게 코너 안쪽으로 말려드는 모션을 완성할 수 있다. 더불어 회생 제동은 0.35G까지 개입해 보다 안정적으로 육중한 차체를 멈춰 세운다.

양산형 모델도 충분히 즐거운 드리프트가 가능하다./현대차

트랙 주행을 즐기는 마니아를 위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랩 데이터와 고스트카, 델타를 제공하는 N 트랙 매니저, 빌트인 캠을 활용해 주행 데이터 오버레이까지 얹어 녹화하는 N 레이스 캠, 그리고 트랙 공기압 세팅을 방해하지 않는 TPMS 커스텀이 대표적이다. 별도 장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아이오닉 6 N과 함께라면 언제나 내 주행을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다.

고성능 차는 서스펜션이 딱딱하고 시끄러워 일상 주행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아이오닉 6 N에게 이런 편견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오닉 6 N은 고성능차의 장점을 극대화하되 일상 주행의 편안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스폿 용접과 접착제 사용 부위 확대해 차체 강성을 높이고, 전륜 하이드로 G-부싱과 후륜 듀얼 레이어 부싱 등을 사용한다. 그 결과 일반 주행에서는 잔진동을 부드럽게 지우면서 안락하게 달리고, 스포츠 주행에서는 탄탄히 차체를 떠받든다.

아이오닉 6 N은 일상의 편안함과 스포츠 주행의 즐거움을 모두 누릴 수 있는 '펀카'다./현대차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아이오닉 5 N이 날것의 쾌감을 앞세웠다면, 아이오닉 6 N은 예측 가능한 거동과 세련된 주행 질감으로 일상과 트랙을 잇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승을 통해 그의 말을 이해하게 됐다.

아이오닉 6 N은 고성능 전기차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명확히 가리킨다. '운전의 재미'. 아이오닉 6 N은 일상에선 부드럽고, 트랙에선 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이 재밌다. 전기차 시대 '펀카'의 새로운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답은 아이오닉 6 N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6 N./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