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시승기] 모두를 만족시킬 ‘펀카’의 정석… 폭스바겐 골프 GTI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24010009509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0. 25. 08:00

가격·기술·운전감각까지 '합리적 드림카' 이상향
제원표 속 숫자보다 뛰어난 '운전의 재미'
Volkswagen Golf GTI
폭스바겐 골프 GTI./폭스바겐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다. 마음 한가운데에는 늘 '핫해치'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작고 단단한 차체에 날렵한 주행 감각, 귀여운 외모와는 다른 화끈한 성능을 지닌 자동차. 이번에 다시 만난 폭스바겐 골프 GTI는 그때의 기억 속 '드림카'가 최신 감각으로 부활한 모습이었다.

올해 6월 국내 출시된 8.5세대 폭스바겐 골프 GTI는 운전의 재미와 실용성을 모두 잡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빈자의 포르쉐'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주행 감각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겸비한 모델이다.

골프 GTI는 5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고성능 해치백의 대명사다. 일상 주행에선 부담이 없지만, 스티어링을 잡는 순간 스포츠카 못지않은 긴장감이 전해진다. 5175만 원의 가격은 수억 원대 스포츠카와 비교하면 현실적이어서 '합리적 드림카'로 불린다.

Volkswagen Golf GTI
폭스바겐 골프 GTI./폭스바겐
부분변경된 8.5세대는 외관과 실내 모두 한층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전면부에서는 헤드램프와 폭스바겐 로고를 잇는 조명 라인이 인상적이며, 하단의 허니콤 패턴 안개등은 GTI 특유의 공격적인 인상을 완성한다. 실내는 12.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센터페시아를 장악했고, 레드 스티치와 GTI 전용 시트, 패들 시프트 등 감성과 기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2.0L TSI 엔진은 최고출력 241마력, 최대토크 37.7kg·m를 발휘한다. 7단 DSG 변속기와 결합해 즉각적이고 매끄러운 반응을 이끌어낸다. 팔당에서 양평으로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 GTI는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민첩하게 방향을 바꾸며 운전자와의 교감을 선사했다. 가속 시 나지막이 들려오는 배기 사운드와 변속 시 들리는 '팝콘 사운드'는 "이 차는 운전의 본질을 안다"고 말하는 듯하다.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DCC)은 서스펜션 감쇠력을 15단계로 조절해 코너·굽잇길·고속주행에서도 안정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잡았다.

[폭스바겐] 신형 골프 GTI_인테리어_5
폭스바겐 골프 GTI./폭스바겐
전기차가 주류가 된 지금도 골프 GTI의 존재감은 여전히 뚜렷하다.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주행 경험'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0→100km/h 가속 6.2초는 수치상 평범할 수 있으나, 스티어링 감각·응답성·차체 밸런스에서 오는 만족감은 그 이상의 쾌감을 제공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핫해치 모델과 비교해도 모자람은 없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골프 GTI는 '펀카'의 마지막 세대로 평가된다. 폭스바겐이 GTI를 통해 브랜드 감성과 기술 정체성을 이어가며 전동화 전환기를 넘어서는 전략 모델이기 때문이다. 해치백형 고성능차 시장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도 GTI는 "운전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폭스바겐 골프 GTI는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다. 일상에서 부담 없이 타면서도, 와인딩 로드나 짧은 서킷에서 운전의 본능을 일깨우는 모델이다. 실용성과 주행 즐거움이 균형을 이룬 '모두를 만족시킬 펀카'. 전동화 시대에도 이 차가 가진 의미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우리 곁에 있다.

Volkswagen Golf GTI
폭스바겐 골프 GTI./폭스바겐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