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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자치경찰제의 단계적 확대, 수사-기소 분리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국민께서 엄중히 묻고 계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의 책임성과 공정성, 전문성, 신속성을 끊임없이 높여가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체계를 확립해 주길 바란다"며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수호하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오직 국민의 편에 서는 진정한 '민주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4.3사건 당시 군의 지시에 저항한 고(故) 문형순 경감, 5.18민주화운동 당시 독재와 맞선 고(故) 이준규 경무관과 고(故) 안병하 치안감 등을 "'민주 경찰'의 빛나는 모범"으로 평가하며 "'권력자의 경찰'이 아닌 '국민의 경찰'임을 몸소 보여준 숭고한 정신과 태도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우리 경찰이 기억해야 할 고귀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경찰 지휘부가 이에 가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찰국 폐지와 국가경찰위원회 권한 및 위상 강화 등을 통해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마약, 보이스피싱, 딥페이크 사이버 범죄 등 새로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스마트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간 공조, 관계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 범죄 대응 능력을 높이고 첨단 AI 기술을 범죄 예방과 치안 활동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제 폭력', 스토킹 등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선제적 대응을 할 것을 주문했다.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공급부터 투약까지 유통 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수사, 치료, 재활이 연계되는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마약이 우리 국민의 일상에 침투하는 것을 확실히 막을 수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과잉 대응'이란 없다는 각오로 임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합당한 보상을 받으며 근무할 수 있도록 복무 여건 개선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관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의료복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업무 역량을 높일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경찰영웅 유가족과 순직경찰 유가족, 치안 협력 단체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부서의 현장 경찰관과 신임 교육생들이 참석했다. 또한 주한대사와 해외 경찰 관계자, 국제경찰청장회의 계기 방한한 30개 해외 법 집행기관 치안 책임자들도 참석했다.
올해 경찰영웅은 3·1운동 당시 함흥지역 만세 운동을 주도하고 이후 경찰에 입직해 인천여자경찰서장으로 재직하며 '애육원'을 운영한 고(故) 전창신 경감과 지난 2015년 경찰의 날에 지적장애 청소년을 구조하다 열차에 부딪혀 순직한 고(故) 이기태 경감으로 선정됐다.
경찰 유공자로 이미경 경무관 등 30명이 홍조근정훈장을 받았고 홍석원 총경 등 31명에게는 근정포장이 수여됐다. 또한 휴가 중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해 민생범죄를 예방한 이진웅 대전서부경찰서 경사와 경기도북부경찰청 등 210명에게 대통령 표창이 수여됐다. 정경욱 경감 등 225명에게는 총리 표창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