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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반가왔던 점은 지난 6월 북중미 월드컵 참패로 인한 후폭풍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승리가 한국축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그간 대한축구협회(KFA)는 전혀 공정하지 못했던 감독 선임, 불투명한 행정 처리, 그리고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설명 부족 등으로 전국민적 공분을 사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었다.
물론 오랜 기간 누적돼 온 한국축구 위기요인이 너무도 많기에 단 한 경기 승리만으로 희망을 언급한다는 게 얼마나 어불성설인지 잘 알고 있다. 게다가 국내 프로축구팀 중 상당수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도민구단(이하 시민구단)이라는 사실이 한국축구의 또다른 잠재적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찐축구팬들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대한민국 최상위 프로리그인 K리그1과 K리그2에 참여 중인 구단은 모두 29개팀이다. 이 중 현대자동차, 포스코, GS 등이 직접 운영하는 기업구단 10팀과 군팀인 김천상무를 제외한 18개 팀이 시민구단이다. 전체의 62.1%에 달하는 높은 비중이 아닐 수 없다.
구단 운영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고 4년마다 돌아온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는 등 시민구단을 둘러싼 논란은 '최초의 시민구단' 대구FC가 창단된 2003년 이후 한 번도 그냥 넘어간 적이 없을 정도로 계속돼 왔다. 특히 올해는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위기'를 이유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어 시민구단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단 운영비를 받아내기 위해 돈줄의 고비를 바짝 죄는 시·도의회 눈치를 봐야 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더욱 철두철미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메인스폰서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올해 1·2부 리그에 참여 중인 18개 시민구단의 저지(유니폼) 가슴팍에 메인스폰서 명칭이 없는 팀은 8곳이다. 한해 구단 운영비의 상당수를 책임지어 줄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해당 지자체 이름이나 구단명을 새겨넣은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을 스폰서로 표기한 2개팀을 포함하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곳이 특별한 자구 노력 없이 그저 집행부와 시·도의회의 처분만을 기다렸다는 얘기가 된다.
연고지 밀착도가 높아 시민들의 유대감과 자부심을 형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구단이 갖고 있는 장점은 많다. 그리고 이런 점이 시민들이 적지 않은 세금 투입에도 우리팀 저지를 갖춰입고 홈구장에 가 목터지게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구단은 지자체가 대주주가 되어 지역주민들의 세금과 지역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축구단을 말한다. 부디 집행부와 시·도의회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공무원 마인드'를 버리고 지역 주민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우리팀의 원활한 운영비 확보를 위해 신발끈을 더욱 바짝 매달라는 게 '찐축구팬'을 자처하는 필자의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