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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베니스 돌아온 이창동…‘가능한 사랑’ 수상 낭보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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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9. 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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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이후 8년 만의 신작…달라진 세상과 인간관계 담아
韓 영화 통산 12번째 경쟁 부문 진출, 12일 수상 여부 관심
ITALY CINEMA
제 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가능한 사랑' 주연 배우들/연합뉴스
이창동 감독이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24년 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돌아왔다. '오아시스'(2002) 이후 다시 베니스 무대에 선 그는 8년 만의 신작에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세상과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을 담았다. 첫 공개 이후 해외 주요 매체의 호평도 이어지면서 수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감독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가능한 사랑' 기자회견에 배우 전도연·설경구·조여정·조인성과 함께 참석했다. 영화는 이날 처음 공개됐으며 상영에 앞서 이 감독과 배우들은 레드카펫에 올랐다. 공식 상영에서는 약 6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가능한 사랑'은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 감독의 신작이다. 그 사이 코로나19를 거치며 극장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달라졌고, 이 감독은 그 변화를 이번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 감독은 "8년 동안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극장에 오지 못하는 기간도 있었고 인간관계 자체가 본질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능한 사랑'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근본적 변화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과 질문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영화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맞섰던 해고 노동자 부부 설경구·전도연과 부유한 여성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조여정·조인성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얽히는 과정을 따라간다. 네 인물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계층과 욕망,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까지 함께 비춘다.

특히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는 창작자로서 이 감독이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과 맞닿은 인물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영화로 기록할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 감독은 "예지는 사람들의 삶을 영화로 찍을 때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캐릭터"라며 "내게는 작가로 소설을 쓰던 젊을 때부터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고 지금 이 시점에서도 그 질문이 떠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연출 방식에도 이어졌다. 이 감독은 전작들처럼 음악 사용을 최소화하고 인물과 장면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정재일 음악감독과도 장면의 감정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영화 안에 흐르는 정서를 전달하는 음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감독은 "영화 내용에 템포와 리듬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급적 음악은 절제했다"며 "정재일 음악감독과 영화가 전하려는 보이지 않는 정서를 전달하는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영화는 첫 공개 이후 해외 주요 매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작품의 사회적 통찰과 감정의 깊이, 전도연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고, 할리우드리포터는 경제적·정서적 불안을 파고든 작품이라고 평했다. 스크린데일리 역시 계급과 욕망을 깊이 있게 다룬 경쟁 부문 복귀작으로 평가했다.

주요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가능한 사랑'은 올해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아직 심사위원단의 선택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작품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에도 고른 평가가 나오면서 황금사자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이 감독에게 베니스는 더욱 각별한 무대다.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았고 문소리 역시 당시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 24년 만에 같은 경쟁 부문으로 돌아온 만큼 이번에도 수상 낭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통산 12번째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에 이어 2년 연속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식은 오는 12일 열린다.

FILMFESTIVAL-VENICE/POSSIBLE LOVE
'가능한 사랑'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연합뉴스
이 감독은 "영화 내용에 템포와 리듬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급적 음악은 절제했다"며 "정재일 음악감독과 영화가 전하려는 보이지 않는 정서를 전달하는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의 경쟁 부문 진출은 한국 영화에도 의미가 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통산 12번째로,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이 감독에게 베니스는 더욱 각별한 무대다.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알린 바 있다. 24년 만에 같은 경쟁 부문으로 돌아온 그는 이번에는 변화한 시대와 관계를 바라보는 질문을 들고 세계 관객과 만났다.

'가능한 사랑'은 세계적인 감독들의 신작과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쟁한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식은 오는 12일 열린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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