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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선거운동원 주유티켓·출퇴근 지원…‘편의’로 넘길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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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9. 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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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전국부 기자
선거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주유티켓을 나눠주고 출퇴근 차량까지 제공했다면 이를 단순한 '편의 제공'으로 넘길 수 있을까. 사실로 확인된다면 돈과 조직으로 선거판을 움직이려 한 중대한 불법행위다.

경남 양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사무원들에게 금품과 교통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모 선거캠프 회계책임자 A씨와 자원봉사자 B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A씨 등은 선거사무원 9명에게 총 140만원 상당의 주유티켓을 제공하고, 개인 차량 등을 동원해 선거사무원 35명의 출퇴근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140만원짜리 사건'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문제의 본질은 액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선거운동의 대가로 법이 허용하지 않은 금품과 편의를 제공했느냐는 데 있다. 주유티켓도, 차량 지원도 선거운동 참여에 따른 대가였다면 이름만 바꾼 편법 보상에 불과하다.

공직선거법이 선거사무장과 선거사무원 등에게 법정 수당과 실비 외의 금품·향응이나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돈과 편의로 사람을 끌어모으기 시작하면 선거는 정책과 비전의 경쟁이 아니라 자금력과 조직력의 대결로 전락한다. 결국 깨끗하게 법을 지킨 후보만 손해를 보는 비정상적인 선거판이 만들어진다.

특히 회계책임자는 선거비용의 적법한 지출과 관리를 책임지는 핵심 인물이다.회계책임자가 고발 대상에 포함된 만큼 해당 금품과 편의 제공이 어떤 경위로 이뤄졌고 선거비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한다. 다른 캠프 관계자가 관여했는지 여부도 수사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법이 허용하지 않은 금품이나 편의 제공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불법은 관행이라는 포장을 씌운다고 합법이 되지 않는다. 작은 편법을 눈감아 주면 더 노골적인 금품선거와 조직선거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은 법이 허용하는 수당·실비 등을 제외하고 선거운동과 관련해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해 금품 등을 제공한 경우 같은 법 제230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만큼 입법자가 이러한 행위를 선거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검찰은 주유티켓 구입비와 차량 운행비의 출처, 제공 경위는 물론 캠프 책임자의 지시·인지 여부까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선관위 역시 고발로 역할을 다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유사한 금품·편의 제공이 더 있었는지 해당 캠프의 선거비용 전반을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공정선거는 구호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법을 우습게 여기고 돈과 편의로 선거운동원을 관리하려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선거판을 흐린 '검은 편의'에는 관용도, 예외도 없어야 한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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