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정밀제조 DNA에 바이오 대군 5000명… 글로벌 CDMO로 우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827010009066

글자크기

닫기

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08. 26. 17:54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삼성 바이오 신화 15년] 2
창업공신 김태한 갯벌 불모지 개척
존 림 지휘 아래 글로벌 거점 확장
엔지니어 110명서 인력 46배 '껑충'
MZ 전문가 전면 배치로 질적 성장
임직원 성과보상 재정립 필요한 때
2011년 4월, 인천 송도 갯벌 매립지에 모인 110여 명의 삼성 임직원 중 바이오 경험자는 손에 꼽혔다. 전자·화학·기계 전공자가 대다수인 '초짜' 조직이 맡은 임무는 바이오 불모지 개척이었다. 수주 성과 하나 없이 허허벌판에서 시작된 도전은 불과 15년 만에 대한민국 바이오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설립 당시 112명이던 조직은 이제 5000명이 넘는 '바이오 대군'으로 성장했고, 송도 생산능력 역시 세계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한 폭발적 성장의 핵심 동력은 '사람'과 '시스템'이었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은 5195명으로, 설립 당시 112명에서 약 4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송도 생산능력은 3만ℓ에서 78만5000ℓ로 확대됐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결단으로 출발한 신사업추진단은 김태한 초대 대표를 필두로 송도 부지를 선정하며 초석을 다졌다. 초기 체제의 핵심 유산은 삼성의 '공정 엔지니어링'과 '정밀 제조' DNA 이식이다. 삼성물산·엔지니어링 설비 전문가들은 모듈러 공법으로 공장 건설 기간을 혁신적으로 줄였다. 신뢰 확보를 위해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법인을 설립, 글로벌 레퍼런스도 단번에 확보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삼성은 플랜트 설비 역량을 갖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전자 부문의 대규모 정밀제조·공정관리·수율관리 경험이 더해졌다"며 "통상 수년이 걸리는 대형 바이오 플랜트를 경쟁사보다 짧은 공기와 낮은 건설비로 완공했고, 이는 기존 그룹 자산을 신산업으로 성공적으로 이전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2013년 미국 BMS, 스위스 로슈와 원료의약품(DS)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수주전이 본격화됐다. 이듬해에는 BMS와 완제(DP)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실사를 큰 지적 없이 통과하며 배치 성공률 98% 이상을 기록하자 시장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1~3공장 연속 착공과 2016년 코스피 상장, 2018년 위탁개발(CDO) 영역으로 확장, 2020년 연매출 1조원 돌파는 엔지니어 사단이 남긴 유산이었다.

2020년 말 취임한 존 림 대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체질을 단숨에 바꿔놓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원 아래 단일 수주 규모는 '조 단위'로 격상됐고, 미국 록빌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보스턴·뉴저지 등으로 고객 접점도 확대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부문(삼성에피스홀딩스)을 인적분할하며 이해상충 우려를 턴 '순수 CDMO 전문 기업'으로 거듭났다. 4~5공장 증설로 송도에서 총 78만5000ℓ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가운데 글로벌 인재들도 속속 합류하면서 임직원 5000명, 누적 수주 271건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내부 인재 지형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민호성 전 부사장 등 초기 주역들의 빈자리는 글로벌 CDMO 출신 캐스퍼 올란드 상무(CDO SE팀장)와 2011년 공채로 입사해 록빌에 배치된 안소연 상무, 홍연진 상무 등 젊은 실무진이 채웠다. 여기에 다이앤 블랙 부사장(품질운영센터장), 브람 텐카터 MSAT 팀장 등 글로벌 전문가들이 합류하고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650명까지 늘며 질적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규모의 경제를 입증하며 과거 중소기업 위주던 국내 바이오 업계로 우수 인재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다. 압축 성장은 5000명 대기업 체제에서 보상과 조직 문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만났다. 최근 임단협을 둘러싼 진통은 5000명 규모로 커진 조직이 맞닥뜨린 성장통으로 꼽힌다. MZ세대가 주축인 현장에서는 회사의 성장에 걸맞은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사측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는 바이오 CDMO 사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기용 교수는 "이번 사태는 성장 속도를 보상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 제도 공백에서 비롯된 것으로 금액 협상이 아닌 성과 산정 규칙의 재설계가 해법"이라며 "산업 특성을 반영한 상생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문정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