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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설… 유럽 수주길에 ‘도시바 악몽’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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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8. 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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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IPO 추진…한전 소수지분 참여 여지
테멀린 APR1400·코즐두로이 AP1000 사업 확대
도시바, 美 원전 공기·공사비 증가에 대규모 손실
美 800억달러 신규 원전…사업권·위험분담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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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국토교통부
미국이 한국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전의 유럽 원전 수주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전이 주주로 참여하면 한국형 원전 수출과 AP1000 사업 참여를 넓힐 수 있지만 미국 원전 건설까지 맞물릴 경우 공사비와 공기 지연 위험도 떠안을 수 있다.

26일 정부와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최근 한국 측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공동 인수를 제안하고 한전이 투자 주체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련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원전업계에서는 양국 원전 협력 과정에서 지분투자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는 한전이 소수지분으로 들어갈 여지가 있다. 지분 49%를 보유한 카메코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내 AP1000 건설에 이미 약속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주주들도 IPO 이후 지배력을 유지할 방침이어서 외부자본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한전이 지분을 확보하면 유럽 원전시장의 셈법부터 달라진다. 지난해 지식재산권 분쟁을 끝내면서 한국형 원전의 수출지역이 제한됐지만 APR1400 독자 수출과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한 AP1000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함께 협상할 수 있어서다.

체코 테멀린 3·4호기에는 APR1400 추가 수출이 걸려 있다. 한수원은 두코바니 5·6호기 본계약과 함께 테멀린 2기 옵션을 확보했다. 두코바니에서 경쟁했던 웨스팅하우스와 이해관계가 묶이면 후속 수주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불가리아 코즐두로이 7·8호기는 AP1000에 현대건설이 설계·시공으로 참여한다. 미국의 원전 건설과 주기기 공급 역량이 부족해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한 유럽·미국 사업을 국내 건설·기자재 업체의 물량으로 연결할 여지도 있다.

반대로 사업 물량과 함께 건설 위험도 넘어올 수 있다. 코즐두로이 본 EPC 계약이 내년으로 넘어간 가운데 웨스팅하우스가 건설과 공기 지연, 시운전 등의 책임을 현대건설에 넘기는 문제가 협상에서 제기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건설 위험이 모기업의 경영위기로 번진 전례도 있다.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 인수 후 미국 보글 3·4호기와 V.C.서머 2·3호기의 공사비와 공기가 늘면서 손실이 불어났고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도시바의 두 사업 모회사 보증액만 58억4800만달러였다.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미국 정부와 최소 8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카메코도 대형·장기 프로젝트의 비용과 일정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한전의 지분투자가 미국 원전 참여와 연계될 경우 도시바가 떠안았던 AP1000 건설 위험도 다시 투자조건으로 올라올 수 있다.

이기복 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단순히 금융 지원만 하면 안 되고 거기에 따른 권한을 받아내야 된다"며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대등한 관계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지분을 인수하면 의결권이 있는 이사 정도는 확보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참여가 현실화하면 한전은 유럽에서 웨스팅하우스와 경쟁하면서 동시에 주주로 사업을 함께하는 관계가 된다. APR1400 수출과 AP1000 사업 참여를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가 지분투자 이후 유럽 원전사업의 구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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