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 대비 '증시 낙폭' 과대
수급왜곡 속 당분간 변동성 지속
"저평가가치주, 지수 끌어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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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에는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AI와 전력, 금융, 저평가 가치주 등이 순환매를 이끌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0곳(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영·유안타·한국투자·iM·LS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코스피 급락을 과도한 조정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존 코스피 예상 밴드를 최저 5500포인트까지 낮춰 잡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따른 수급 왜곡과 외국인 매도세 등이 맞물리면서 당초 예상보다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7000~1만포인트에서 6500~850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성장 둔화와 실적 컨센서스 상향 흐름이 꺾인 점을 반영한 것이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와 AI 관련 약화 흐름이 지속되고, 통화 긴축에 따른 밸류에이션 위축이 겹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며 "AI 투자 수익화 우려가 해소되는 것이 하반기 증시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주를 꼽았다.
LS증권도 하반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기존 6300~8500선에서 5700~7500포인트로 낮췄다. 최근 증시 급락을 반영해 하단을 5700포인트까지 열어둔 것이다. 신중호 LS증권 센터장은 "AI 사이클 모멘텀이 둔화한 데다 단기간 회복을 이끌 통화·재정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확대와 이익 지속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소부장과 조선·방산·전력기기 등 소외된 대형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수급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투자심리 위축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상품지원부문대표는 "미국의 빅테크들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국내 수급 여건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가 반등할 경우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여력도 제한적인 만큼 수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누적된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상태"라며 "1년 넘게 이어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 1만1500선에서 9300선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최근 지수 급락은 기업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투자심리 악화와 수급 불안에 따른 과도한 저평가 국면이라며 코스피 6000선대에서는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센터장도 "상반기 지수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이 150조 이상 순매도한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냈고, 신용잔고도 38조원 이상으로 늘었다"며 "시장 조정 과정에서 신용 물량이 출회되면서 주가나 밸류에이션과 무관한 매물이 쏟아져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센터장 또한 이번 조정장은 기업 이익 훼손이 아니라 심리와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면서 올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7500~1만1500포인트에서 5500~1만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최 센터장은 "고유가·고물가·고금리 부담과 AI 투자 회수 우려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발 수급 증폭까지 겹치며, 코스피는 고점 대비 약 39% 하락해 과거 글로벌 위기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5배 안팎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보다도 낮은, 펀더멘털로 설명되기 어려운 극단적 저평가 영역"이라며 "유의미한 지지선은 5500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500포인트 안팎은 12개월 예상 PER 5.5배로 저평가 권역"이라면서도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주가 변동성이 대단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국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가 최근 증시 급락의 배경"이라며 "다만 코스피 6000선 이하는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동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업황 회복, 국내 수급 개선이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AI 사이클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낙폭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과 미국 빅테크 실적을 통해 AI 투자 사이클이 재확인되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리서치센터장들은 반도체를 공통 유망 업종으로 꼽은 가운데, AI, 전력, 금융, 저평가 가치주 등도 하반기 투자 유망 업종으로 제시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반도체와 전력기자재 관련 업종을 추천한다"며 "업종을 불문한 저평가주도 주목할만하다"고 밝혔다. 저평가주 기준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PBR 1배 미만, 배당수익률 3% 이상 등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도 "반도체가 우선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전력, ESS와 같은 배터리 업종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관련 밸류체인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