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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턱 넘은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제2의 ‘장윤기 사태’ 해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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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8. 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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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안 31일 국회 통과…이주 국무회의 의결 전망
‘보완수사요구권’ 남겼지만…“부실대응 시 대책 없어”
[포토]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국민의힘 불참 속 국회 본회의 통과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민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이병화 기자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이 지난 31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장윤기 사태' 등 경찰 수사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해결할 방안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보완수사라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없앰으로써 부실 수사를 방지하거나 보완할 방도를 없애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여당은 공소청이 되는 검찰에 보완수사 요구권을 남겨 부실 수사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이 이에 제대로 응하지 않을 경우 다른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은 수사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공소청이 직무배제나 교체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지만 명시적인 불응이 아닌 소극적 대응의 경우 이를 막거나 책임을 물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설령 수사관을 교체하더라도 사건을 새로 파악해야 하는 탓에 수사 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

박광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보완수사 요구권과 보완수사권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요구권은 경찰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뭉개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몇 번 요구를 하고 이에 불응하면 수사관을 교체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고 증거는 사라질 위험이 높아지고 결국 피해자만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검찰은 경찰 수사가 끝난 이후에 서류만 보고 판단하고 결정하라는 것"이라며 "수사 과정을 완전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서류만으로 정확히 사건을 파악하기도 어렵고 구체적인 보완수사 방향을 제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사 담당 실무자들은 알고 있는 중요한 사실들이 보고가 안 되거나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상황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개별 수사관들의 양심과 윤리의식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일탈을 예단해 제지하고 처벌하기 위한 것인데 빠져나갈 구멍을 곳곳에 두는 법을 만드는 것은 법률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장윤기 사태' 등 경찰이 사건 축소·은폐에 직접 가담한 경우 해결책을 찾기가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윤기 사건은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피의자 장윤기의 현직 경찰 부친과 사건 담당 경찰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거나 사건 축소를 시도했다는 의혹이다.

박 교수는 "장윤기 사건 같은 사례를 방지할 방법은 없어진 셈"이라며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수사한 내용 중에서 잘못된 것이 있을 경우 다른 기관인 검찰에서 견제하고 이를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최소한으로 남겨둔 것인데 이제는 그마저도 없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보완수사 전담부서를 만들어 보완수사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데다 중수청 전담 분야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 수사로 한정돼 있는 만큼 이 외의 범죄들은 다룰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검찰과 경찰이라는 두 수사기관 중 한 축의 수사 기능을 없애 일부 사건을 제외하고는 경찰이 수사권을 사실상 독점하게 함으로써 견제 장치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70여 년 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법을 만들면서 충분한 준비 없이 법을 밀어붙였다는 점과 법조계와 시민사회 등 각계의 우려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박 교수는 "경찰에 수사권을 넘기더라도 경찰에 대한 통제권은 어느 정도 마련해 뒀어야 하는데 수사-기소 분리라는 것에만 매달려 다른 것들은 모두 무시했다"며 "사실상 헌법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는 "70여 년을 이어온 형사사법 체계를 완전히 뒤엎는 입법을 단기간에 처리하는 것이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뒤바꾸는 법인 만큼 하위법령인 시행규칙도 모두 고쳐야 하고 특별사법경찰관 관련 규정도 모두 손봐야 할 것"이라며 "추가 법 개정도 불가피할 것이고, 그 사이 발생하는 피해들을 어떻게 책임질지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곽 교수도 "우리 사회가 70여 년 간 유지해 온 형사사법체계를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라며 "결국 힘없는 범죄 피해자들만 속을 태우고 자신들의 사건이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채 시간을 보내면서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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