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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 두 국가론의 실체와 자유 통일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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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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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전 고려대 교수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전 고려대 교수
북한은 2023년 12월 느닷없이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후 이듬해 3월 헌법 개정을 예고했다. 그리고 올해 3월 헌법에 한국을 적대 국가로 명시했다. 이런 북한이 새로운 정체성 도입 때문에 민족과 통일 관련 용어와 상징물은 사라졌다. 하지만 대남 및 해외 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정찰정보총국의 기능을 강화했다.

이런 북한의 상반된 행보는 두 국가론의 진의를 의심스럽게 한다. 우선 북한은 2022년 10월 '핵무력 정책법'을 제정했다. 이 법 전문에는 영토완정(領土完整)을 포함하고 핵무력 사용(usage) 정당화를 조문에 담았다. 영토완정은 일국의 영토를 단일 주권으로 완전하게 통일한다는 북한식 용어다. 동 법에 영토완정과 핵 사용이 함께 언급된 점은 핵을 앞세워 북한 주도의 사회주의 적화 흡수통일을 완수하겠다는 결기(?)다.

김정은의 영토완정은 김일성의 국토완정(國土完整) 복사본이다. 김일성은 1948년 북한 정권 수립(9·9) 다음 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정강'에 국토완정을 처음 언급하면서 적화통일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후 김일성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 주민들에게 국토완정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며, 국토완정을 달성하기 위해 1950년 '6·25 남침전쟁'을 감행했다. 1953년 휴전협정(7·27) 체결 후 국토완정은 남한의 좌파 세력과 연대해 남조선혁명노선과 3대 혁명역량 강화론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남조선 혁명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김정은은 다시 국토 완정을 제기했다. 다만 국토완정과 영토완정의 목표는 적화통일이지만 적화통일의 수단이 다를 뿐이다. 즉 국토완정의 수단이 탱크였다면 영토완정의 수단이 핵무기라는 점이다. 이는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통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런 김정은의 음흉한 복심을 애써 외면한다는 점이다. 설마 동족인 우리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는 기대 찬 희망(wishful thinking)이 대표적이다. 왜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온갖 제재를 감내하면서까지 핵미사일 개발에 자원을 쏟아부었는지 반문해 보아야 한다.

북한은 천신만고 끝에 손에 쥔 핵을 사용할 방도를 찾아낸 것이 바로 적대적 두 국가론이다. 두 국가론이 민족과 통일을 지움으로써 핵무기 사용의 면허증을 얻은 것이다. 2014년 1월 김정은은 노골적으로 한국을 점령·평정·수복·편입을 천명한 사실에서 '민족과 통일 지우기'는 허위라는 사실이 입증된다.

물론 북한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두 국가론의 제기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탈북민 6315명에 대한 '경제사회 인식 조사 보고서'와 '3대 문화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문화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이 방증해 준다. 우선 사회주의 국가에서 주민 통제 수단은 배급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1990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시기를 거치면서 탈북자는 배급을 받지 못한 경험이 72.2%라고 한다. 배급 중단의 간격을 장마당이 대신하면서 주민들의 장마당 의존은 심화되고 정권에 대한 신뢰는 낮아졌다. 특히 장마당은 단순히 상품만 유통되는 공간만이 아니라 정보도 함께 유통된다는 점이다. 정보 유통에는 700만 대의 휴대 전화가 외부 정보 유통 공간의 기능을 톡톡히 했다. 따라서 배급제 붕괴 후 20년 이상 이어져 온 시장을 국가 중심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게 김정은의 고민이다. 고민의 부산물이 두 국가론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장마당과 외부 정보 유입이 국가나 집단보다 개인의 삶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개인의 가치관도 변화시키고 있다. 유입된 외부 정보는 남한과 중국인의 생활양식을 비교하는 수단이 되면서 주민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북한 정권에 잠재된 체제 위협적 요소다. 이런 위협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김정은은 '3대 문화 악법'을 제정하고 두 국가론으로 높은 차단벽을 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북한이 친 두 국가론의 높은 차단벽 때문에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이 나아질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북한 체제에 내재된 착취적 제도(extractive institution)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소수 권력층이 모든 자원을 통제함으로써 경제적 실패와 빈곤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다. 성공과 번영의 제도로 탈바꿈하려면 착취적 제도를 버리고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로 바뀌어야 한다. 포용적 제도는 재산권 보호, 공정한 경쟁, 법치·분권·다원주의 등으로 개인의 경제적 인센티브와 참여를 확장해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 성장을 돕는 제도다. 그러나 김정은이 포용적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은 없다.

한편 우리 사회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한 이후 통일부는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두 국가론을 정당화하고 혁명으로 통일을 외치던 통일 일꾼(?)들도 전향해 '두 국가론'에 추종하는 모습이다. 참으로 우스꽝스럽고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반통일 반역사적 행태는 자유통일의 장애물이다.

이제 우리의 시대적 책무는 북한 지역에 포용적 제도를 착근시켜 주민들이 인간답게 사는 길을 찾는 것이다. 그 길의 유일한 통로는 자유 통일을 통해 김정은 통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정보화를 통해 북한 주민 스스로 깨치고 일어나 자유 통일에 동참하는 길을 터줘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다.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전 고려대 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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