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합 판단, 향후 정치자금 사건의 증거 법리 기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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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23일 명씨 여론조사 사건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건진법사·통일교 금품수수 등 이른바 김 여사 '3대 의혹'을 전합에 회부했다. 24일 예정됐던 상고심 선고는 연기됐다.
전합 회부는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법률적 견해가 엇갈리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에서 통일된 법리를 제시할 필요가 있을 때 이뤄진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심리·판단을 하게 된다. 현재 대법관 1명이 공석이어서 모두 12명이 참여한다.
이번 결정은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한다.
김 여사 사건과 오 시장 사건은 적용 법률과 공소사실이 다르다. 김 여사 사건은 여론조사 무상 제공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와 공동정범 성립 여부가 쟁점이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누가 여론조사를 요구했는지와 비용 부담 구조가 핵심이다.
그러나 명씨 진술의 신빙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두 재판의 공통 요소다.
김 여사 사건 1·2심 재판부는 명씨에 대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 "허위나 과장이 많다"고 봤다. 명씨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무죄가 선고됐다.
반면 오 시장 사건 1심은 다른 접근을 택했다. 재판부는 명씨 진술에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카카오톡 메시지, 통화기록, 여론조사 진행 과정, 비용 지급 경위 등 객관적 증거와 서로 부합하는 부분은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보강증거(자백을 보충하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법정을 나서며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을 증거로, 전혀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을 가지고 '명태균의 진술이 맞는 것 같다'는 전제 하에 선고가 이뤄졌다"며 즉각 항소했다.
결국 2심 역시 '객관적 증거가 어느 정도일 때 명씨 진술을 유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전합이 김 여사 사건을 통해 이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동일한 증인의 진술을 평가하는 기준이 사건마다 달라질 경우 사법적 예측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자금 사건은 명시적인 계약서나 지시가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어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자금 흐름, 관계자 진술 등 여러 간접증거를 종합해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번 전합의 판단은 특정 사건을 넘어 정치자금 사건 전반의 증거 법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사재판은 재판부의 독립이 보장돼야 하지만, 국가적 중대 사건에서 동일 사실관계에 대해 상반된 판단이 반복되면 사법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사건의 사실관계는 모두 다르지만 증거를 평가하는 원칙은 하나여야 한다. 전원합의체 판단은 특정 사건을 넘어 향후 정치·권력형 사건 전반의 재판 기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