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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해까지 봉쇄 우려… 복합 충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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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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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원유 수송로가 위협받는 '이중 병목'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홍해의 주요 요충지 모카항과 하니시 제도 등을 장악하면서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원유 수송로로 이용해 온 동서 송유관까지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 원유 공급 능력이 하루 500만 배럴 추가로 감소하게 됐다. 두 바닷길과 함께 사우디의 육상 수송로도 막히는 전례 없는 사태인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12일 장중 한때 배럴당 110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급등은 이미 점증하던 물가 상승 압력을 한층 더 높인다. 이미 미국 내 디젤유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60% 넘게 올랐다.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예고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5% 턱밑까지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5.38%까지 치솟았다. 2007년 6월 이후 약 19년 만의 최고점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 국채금리 급등 영향으로 우리 국고채 3년물 금리도 4%를 넘어섰다. 2023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의 최고치다. 국채금리 상승은 기업 자금 조달 및 가계 대출 비용을 추가로 높인다. 가계부채가 이미 2000조원을 넘었다. 최근 '영끌' '빚투'로 젊은 층 등 일부 가계는 수억원의 대출 부담을 지고 있다. 게다가 7~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 놓았다.

유가 불안이 가장 우려된다. 한국은 전체 원유의 3분의 1 이상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하는 등 중동 수입비중이 60%를 웃돈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기업 수익이 악화할 뿐 아니라 이미 만연한 고물가 기대 심리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유가 외에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시에 오른다는 점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알루미늄·아연 등 다른 산업 금속은 물론 금·은 등 귀금속, 곡물 가격까지 급등하고 있다.

물론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전 개전 이후 세계적으로 기업과 정부, 개인들이 상당한 적응력과 회복탄력성을 보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각국 경제 내부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축적해 놓은 비상 자원도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각국의 원유 비축도 급감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물가 상승세와 장기채권 금리 등 금융시장 요동은 그 징표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망 위기와 기업 수익 악화에다 주식·채권가격 급락 등 금융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물론 가계·기업도 공급망 위기와 물가 상승, 금융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기 가능성에 대비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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