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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인프라 보복전 확대…호르무즈·홍해 막히면 세계 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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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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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교량·터널 포함 이란 표적 300곳 이상 타격
이란, 쿠웨이트 담수·석유시설 타격…걸프 전역·홍해 우회로까지 위협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동시 차단 땐 세계 경기침체
"확전 사이클 못 빠져나와"
IRAN US CONFLICT
페르시아어로 '피에는 피(Blood for Blood)'라고 적힌 반미 광고판이 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팔레스타인 광장에 걸려 있다./EPA·연합
미군은 18일(현지시간) 요르단 주둔 장병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을 8일째 공습했다.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미군이 숨진 것은 4월 8일 휴전 이후 처음이다. 이란의 휴전 양해각서(MOU) 의무 이행 중단과 미국의 해상봉쇄 재개가 맞물리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충돌이 걸프 민간 시설과 요르단·이라크로 번지고 있다.

◇ 이이란, 5일간 요르단 미군 4차례 공격…아즈라크 재타격으로 2명 사망·1명 실종

이란은 최근 5일간 요르단 내 미군을 네 차례 공격했다. 미국 관리들은 첫 공격이 킹파이살 공군기지 주거시설을 타격해 미군 최대 5명이 다쳤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두 번째 공격은 동부 요르단의 블랙호크 헬기 운용 기지를 타격해 헬기 여러 대를 파손했다. 세 번째 공격은 아즈라크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겨냥해 방공호로 대피하던 미군 약 20명을 다치게 했다. 이란은 17일 같은 기지를 다시 공격해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4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미군 누적 사망자 16명에는 이란의 공격으로 숨진 장병과 공중급유기·헬기 사고 사망자가 함께 포함된다. 부상자는 430명 이상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영웅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Godspeed, heroes)"이라며 "그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US-IRAN-ISRAEL-WAR
미군이 17일(현지시간) 이란의 전략적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고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 미군, 이란 8일째 공습…누적 표적 300곳 이상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미국 동부시간 오후 6시(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요르단 미군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신속히 응징"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추가로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이란시간 1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오전 7시) 호르무즈 해협 입구의 시리크가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하지아바드와 케슘섬 인근도 피격됐고, 반다르아바스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중부사령부는 감시시설·군수 기반시설·지하 무기저장고·해상 역량을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민간 시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호르모즈간주의 터널 1곳과 교량 3곳이 파손돼 반다르아바스로 향하는 도로 일부가 봉쇄됐다고 밝혔다. 이후 반다르아바스 동쪽의 대체 도로와 철도 운행은 부분적으로 재개됐다. 이란 국영 매체는 자스크의 담수화 시설도 피격돼 20개 마을 주민 1만명의 급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군은 담수화 시설 타격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NYT는 이번 공습 재개 이후 미군이 이란 내 표적 30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 3명이 이번 공습을 더 큰 군사 행동에 앞서 이란의 역량을 제거하는 '형성 작전(shaping operations)'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이란에서 크게 이기고 있으며 그 성과를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반다르하미르 교량 공격으로 민간인이 숨졌다며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이 땅의 모든 곳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IRAN-CRISIS/KUWAIT-OIL
연기가 18일(현지시간) 쿠웨이트 망가프의 석유시설 인근에서 치솟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 캡처./로이터·연합
◇ 이란, 쿠웨이트 담수·발전·석유시설 이틀 연속 타격…바레인·요르단·카타르로 보복 확대

이란은 쿠웨이트의 발전·담수화 시설을 이틀 연속 공격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화재로 일부 발전 설비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석유공사는 석유시설도 반복된 공격으로 상당한 물적 피해를 입었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는 식수의 약 90%를 담수화 시설에 의존한다. 영공이 일시 폐쇄되면서 쿠웨이트항공은 대부분의 항공편 일정을 조정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IRGC는 바레인의 셰이크 이사 공군기지와 정보데이터센터를 공격했다. 카타르에서는 미군 레이더 시설과 항공기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군은 드론과 미사일 여러 기를 요격했고, 요르단군도 탄도미사일 10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민방위는 수도 리야드 남동쪽 85㎞의 알카르지(al-Kharj)와 홍해 원유 수출항 얀부에 위협 경보를 발령했다. 로이터는 이란이 3개월 넘게 사우디를 공격하지 않다가 다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약 4개월 만의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공격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IRGC도 사우디 공격을 공식 언급하지 않았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 이르빌 인근에서는 이란계 쿠르드 반체제 단체인 쿠르디스탄자유당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대원 8명이 다쳤다. 공격을 자처한 세력은 나오지 않았다. AP는 이란과 친이란 이라크 무장세력이 과거에도 쿠르드 지역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IRAN-CRISIS/HORMUZ-SHIPPING
선박들이 6월 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다./로이터·연합
◇ 미국, 이란 항구 봉쇄 재개…이란, MOU 이행 중단·휴전 중 원유 7000만배럴 반출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을 허용했던 제재 면제를 철회했다. 미군은 봉쇄 재개 이후 선박 5척의 항로를 변경시키고 1척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6월 중순 봉쇄를 해제한 약 한 달 동안 원유 약 7000만배럴을 아시아로 반출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유조선 약 20척이 말레이시아 동부 해역으로 이동했으며 반출 원유의 가치는 50억~60억달러(7조4500억~8조94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유조선들은 말레이시아 영해 밖에서 선박 간 환적을 거쳐 원유 출처를 감춘 뒤 중국 민간 정유업체로 운송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미·이란 실무협상 이란 측 대표인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 협상을 위해 체결한 60일 휴전 MOU 의무 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가치도, 효력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미국에 '잊을 수 없는 교훈'과 '더 무거운 대가'를 안기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2월 개전 당시 부친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숨진 공습에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승계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예측할 수 없는 확전(unforeseen escalation)' 가능성을 이유로 전 세계 미국인 대상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중동 방문과 경유를 재고하고, 항공편 취소와 영공 폐쇄 가능성을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유럽연합(EU)과 걸프국들은 공동성명에서 이란에 공격과 해상운항 방해를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조건이나 통행료 없이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자셈 모하메드 알부다이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은 민간·기반시설 공격을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 브렌트유 88.10달러·호르무즈 통항 8척…홍해까지 막히면 세계 경기침체 우려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배럴당 88.10달러(13만1269원)로 4.5% 상승했다. 주간 상승폭은 4월 이후 가장 컸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도 배럴당 82.49달러(12만2910원)로 4.5% 올랐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은 16일 하루 8척으로 줄었다. 전주 일평균 30척과 전쟁 전 하루 약 130척에 비해 급감한 수치다.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돌리고 있지만, 수출량은 전쟁 전 하루 730만배럴에서 약 460만배럴로 줄었다.

로이터는 이란이 미국의 자국 전력시설 공격에 대비해 홍해 원유 수송로 봉쇄를 준비하도록 예멘 후티 반군에 지시했다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정부군은 13일 후티가 통제하는 사나 국제공항을 폭격했고, 후티는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공격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Bab al-Mandeb) 해협이 동시에 장기간 기능을 잃으면 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양측이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려다 통제하기 어려운 확전 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추가 공습이 이란의 양보보다 강경 대응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조지타운대 카타르캠퍼스의 메흐란 캄라바 정치학 교수는 "어느 쪽도 확전을 원하지 않지만, 양측 모두 물러날 수 없는 확전 사이클에 의존하게 됐다"며 "핵심 기반시설을 둘러싼 공격과 보복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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