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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조원 수출에도 웃지 못하는 정유·화학…2분기부터 ‘고유가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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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7. 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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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 529억달러…역대 최대 수출 견인
항공유 등 고부가 제품 수출 선방에도 하반기 수익성은 '먹구름'
2분기 영업이익 감소 전망…재고평가손실·역래깅 효과 본격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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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 해당하는 오만 무산담 앞바다에서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올해 상반기 약 80조원 규모의 수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상반기 수출 달성에 힘을 보탰다.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으로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다. 다만 고유가 후폭풍이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은 후퇴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7조180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조2950억원으로 40.1% 감소할 전망이다. 에쓰오일도 매출은 11조8319억원으로 32.3% 늘어나는 반면 영업이익은 8957억원으로 2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전분기보다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흑자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1분기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중동 전쟁 당시 높은 가격에 확보한 원유가 뒤늦게 정제 공정에 투입됐고 재고평가손실과 역래깅 효과가 동시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이 고유가에 따른 일시적인 수혜 성격이 강했던 만큼 2분기부터는 실적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둔화 흐름에도 수출 경쟁력은 유지됐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수출은 49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하며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은 30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9.6%, 석유화학 수출은 228억달러로 5.2% 증가했다. 두 품목의 합산 수출액은 529억달러(약 80조원)로 전체 수출의 10.6%를 차지하며 반도체에 이어 역대 최대 상반기 수출을 견인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반기 수출 호조가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료 가격은 낮아지고 있지만 재고 관련 손실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도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석유화학업계도 하반기 경영 환경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나프타 등 기초 원료 가격은 내려가고 있지만 이미 높은 가격에 확보한 원료 재고 부담이 남아 있는 데다 제품 가격 약세까지 겹치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 당분간은 재고 관련 손익과 제품 마진 회복 여부가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흐름을 꼽는다. 경유와 항공유 등 중간유분의 수익성은 비교적 견조하지만 국제유가 변동성과 원가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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