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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공항 이어 ESG까지…대우건설, ‘국가대표 건설사’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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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7. 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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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대형사 중 가장 먼저 2026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체코 원전·가덕도신공항 등 국책사업 확대 맞춰 체계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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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오른쪽)와 홍영기 주체코 대한민국대사(가운데), 루카쉬 블첵 체코 하원의원이 지난달 지역사회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지속가능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가대표 건설사' 굳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계약과 부산 가덕도신공항 착공, 미국·이란 종전 합의를 계기로 한 중동 재건시장 진출 등 국가 전략사업을 잇달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체계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원전·공항·에너지 인프라 등 국가 단위 프로젝트 비중이 커지는 만큼 지속가능경영을 단순 공시가 아닌 핵심 경쟁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 신호탄이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통상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보고서를 공개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빠른 행보다. 공시 의무 이행 수준을 넘어 ESG를 경영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지속가능경영 최고책임자(CSMO)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강화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IPARK현대산업개발 등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곳 이내 상장 건설사 중 가장 먼저 2026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 지속가능경영 공시 기준인 'GRI Standards 2021'을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EU의 '이중 중대성' 평가 방식을 적용해 9개 중대 이슈를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대 이슈의 우선순위다. 지난해 최우선 과제였던 산업안전 보건관리는 3순위로 내려온 반면 고객만족 및 품질관리가 1순위로 올라섰다. AI 및 스마트 건설 체계 확립은 신규 이슈이지만, 곧바로 2순위에 배치됐고 기후변화 대응은 4순위를 차지했다. ESG의 무게중심이 안전 중심에서 품질 경쟁력과 디지털 전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정량 지표에서도 전략 변화가 확인된다. 친환경 매출 비중은 2023년 9.80%에서 2024년 13.90%, 2025년 14.31%로 꾸준히 확대됐으며, 올해 목표는 17.47%로 제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Scope 1·2)은 2024년 6만1000tCO₂eq에서 2025년 5만5800tCO₂eq로 감소했고, 올해는 4만7300tCO₂eq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가 고객만족도(NCSI)는 지난해 79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81점 회복을 목표로 제시했다. 해외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까지 공시 범위를 확대한 점도 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대우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는 국가 전략사업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전력공사와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연내 시공 계약 체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도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 매립 공사로 본격 착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에는 중동 재건 TF를 출범시켜 이란 시장 재진출을 포함한 중동 인프라 복구 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었다. 반다르아바스~바프간 철도, 아화즈 발전소, 하르그섬 해상 송유기지 등 과거 수행 경험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전과 공항, 에너지 인프라로 이어지는 국가 전략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이에 걸맞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도 함께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중대 이슈별 성과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사망만인율 44% 감소, 부상 재해 47% 감소, 현장별 안전 행동 규정 위반 건수 66% 감소 등의 실적을 공개했다. AI 및 스마트건설 부문에서는 드론 기반 토목 물량 산정, 비전 AI 기반 현장 자동화 실증, 품질 문서 간소화 서비스 'Q-BOX'의 19개 현장 확대 적용, 인공지능 계약문서 분석 시스템 '바로답 AI' 개발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는 한국ESG기준원 종합 A등급을 유지했으며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을 위한 '으쓱(ESG)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ESG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방향성은 지난해 단행된 CSMO 인사와 올해 보고서 구성 변화에서도 읽힌다. 당시 CSMO를 겸직했던 김보현 대표이사는 해당 인사에 따라 CEO로 승진하면서 후임으로 정종길 경영기획실장(상무 B)이 선임됐다. 직급만 놓고 보면 부사장급에서 상무 B급으로 낮아졌지만, 보고서에서의 존재감은 올해 들어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4페이지에 김 대표의 CEO 인사말이 실린 뒤 14페이지에서야 정 CSMO의 메시지가 등장했지만, 올해는 CEO 인사말 바로 다음 페이지에 CSMO 인사말을 배치했다. 직위와 별개로 지속가능경영 리더십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보고서 구성 자체로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보고서가 제시한 지향점과 실제 사업 성과 간 간극을 좁히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는다.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원전과 공항, 해외 에너지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사업은 공기 지연이나 품질 결함이 발생할 경우 기업 신뢰도는 물론 향후 수주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보고서가 올해 최우선 중대 이슈로 제시한 고객 만족 및 품질관리 역시 시장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진 만큼,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안전과 품질을 동시에 입증해야만 지속가능경영 전략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가덕도신공항, 파푸아뉴기니·모잠비크 플랜트,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기지 등 그 어느 해보다 대형 토목·플랜트 사업 수주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대형 프로젝트가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수행 계획을 철저히 수립하고 리스크·공정 관리에 만전을 기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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