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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숙의 발언에도 ‘보완수사권 폐지’ 전격 선언…추진단도 법무부·검찰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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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6. 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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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 마친 김민석 국무총리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공식 선언하면서 지난해 10월 출범한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이 9개월 동안 이어온 논의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됐다. 더욱이 총리 발표 직전까지 추진단은 물론이고 법무부와 검찰도 이러한 정부 방침을 공유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국민 권익과 직결된 형사사법시스템 개혁에 대한 정부 내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 발표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을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수사·기소 분리를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별도로 관련 법안을 제시하지 않고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전 대표는 수차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김 총리의 발표는 정부 내부에서 수개월간 이어져 온 보완수사권에 대한 논의 과정을 사실상 '정치적 결단'으로 정리한 것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서는 8·17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김 총리가 이번 발표를 통해 검찰개혁 이슈를 둘러싼 당내 주도권 경쟁 속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의제를 선점하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동안 정부는 추진단을 중심으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마련해 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폐였다. 추진단은 학계, 법조인 등이 참여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수개월간 논의를 이어왔고, 초대 자문위원장 사퇴와 자문위원 집단 사퇴까지 이어질 정도로 치열한 의견 충돌이 있었다.

정부 내부에서도 입장은 하나로 정리되지 않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수사에 손을 대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안이 있느냐. 검찰개혁과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보호"라고 강조하며 보완수사권의 존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보완수사권의 전면 폐지보다는 예외적인 필요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지난 19일에도 "(보완수사권이) 악용될 여지가 없는 아예 작은 경우까지 봉쇄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김 총리의 발표 직후 법무부와 추진단, 검찰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반응이 이어졌다. 추진단이 장기간 검토해 온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이 사전 조율 없이 '아닌 밤에 홍두깨' 식으로 선언됐다는 것이다. 추진단이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정부 차원의 검토와 사회적 숙의를 거쳐 입법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그 절차적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추진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 총리 발표를 보고 '이럴 거면 추진단을 해체하는 게 낫다'라는 탄식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부 관계자 역시 "법무부에선 이번 발표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김 총리의 발표는 법무부 산하 기관에서 형사사법 개편 방향을 놓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던 때와 맞물려 나왔다. 이날 법무연수원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대변화의 시대, 형사사법의 방향'을 주제로 형사사법포럼을 열고 공소청·중수청법 시행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과 형사사법기관의 역할을 논의했다. 포럼은 형사사법체계 변화 과정에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자리였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핵심 쟁점을 놓고 학계 등이 숙의를 이어가는 순간, 정부가 이미 결론을 먼저 제시한 것이다. 이에 충분한 숙의·검증과 사회적 합의보다 정치적 선언이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추진단 자문위원회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그동안 제도의 부작용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졌다"며 "정치적 결정으로 형사사법 체계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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