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우선주 보통주 전환 땐 격차 축소
오설록서 경영수업… 역할 확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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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차녀 서호정씨가 결혼을 계기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울지 주목된다. 자회사 오설록 입사 1년을 맞은 데다 혼인으로 가정까지 꾸린 만큼, 경영수업 차원의 역할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녀 서민정씨가 장기휴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사이 차녀로의 지분 이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호정씨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지분은 3월 말 기준 0.43%다. 그러나 2029년 보유 중인 전환우선주 12.77%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총지분은 2.29%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장녀 서민정씨와의 지분 격차도 크게 줄어든다. 지난 3월 말 기준 2.73%포인트인 두 사람의 격차는 약 0.56%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서호정씨가 보유한 전환우선주는 2029년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물량이다. 현재는 의결권이 없지만 전환 이후에는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바뀌는 만큼 시장에서는 향후 지배구조 변화의 변수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만큼 서호정씨의 지분 확대는 향후 경영 승계 논의 과정에서 주목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서호정씨가 지난 21일 결혼하면서 향후 그룹 내 역할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후계 1순위로 거론됐던 장녀 서민정씨 역시 혼인 이후 그룹 핵심 사업부서로 이동하며 경영 보폭을 넓힌 바 있다.
그룹 내 입지를 얼마나 빠르게 넓혀갈지도 관심사다. 서호정씨는 지난해 7월 그룹 계열사 오설록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제품개발(PD)팀에서 실무를 쌓고 있다. 오설록은 그룹 내 비(非)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2019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1963년생인 서 회장이 올해 만 63세에 접어든 만큼 업계에서는 서호정씨가 오설록에서 역량을 검증한 뒤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지분 증여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호정씨가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21년이다. 장녀 서민정씨가 혼인 8개월 만에 이혼한 해, 서호정씨는 부친으로부터 홀딩스 지분 10만주를 처음 증여받았다.
특히 2023년 서 회장이 서호정씨에게 홀딩스 보통주 67만2000주와 전환우선주 172만8000주를 증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이후 두 자매의 행보는 엇갈렸다. 서민정씨가 휴직에 들어간 이후 서호정씨는 그룹 경영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2023년 이후 서 회장의 지분 증여가 장녀를 건너뛰고 차녀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서호정씨의 지분이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도 관심사다. 서 회장은 지난 2월 서호정씨에게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9만주(약 300억원 규모)를 추가 증여했다. 서호정씨는 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 2023년 홀딩스 지분 증여에 따른 증여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증여→매각→납세' 구조가 향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서호정씨는 보통주 일부를 매각하는 대신 2029년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전환우선주는 유지하고 있어 장기적인 지분 기반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추가 증여가 이뤄질 경우 지분 기반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종 승계 구도를 확정적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서민정씨 역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주요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경영 복귀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서 회장이 홀딩스 지분 57.1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승계 시점과 방식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여전히 그룹 지배력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장 후계 구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의 지분 이동과 경영 참여 흐름을 보면 향후 그룹 3세 경영 구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