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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日 정보라인, 中정보전 경고…韓의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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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6. 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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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아시아투데이 정치사회총괄에디터
최영재 아시아투데이 도쿄특파원
기타무라 시게루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한국 독자에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그는 제2차 아베 정권에서 내각정보관과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지낸 정보 라인의 핵심 인물이다. 그가 최근 주간문춘 6월 25일호에서 '중국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말했다.

그가 말한 '보이지 않는 영역'은 전쟁의 승패와 국가 간 대립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경영과 국민 생활까지 흔드는 공간이다. 사이버와 전자파, 데이터와 네트워크 안전성, 공급망의 강인성, 인공지능 같은 선단 기술 확보 능력이 국가 실력의 일부가 됐다는 인식이다. 전장은 미사일과 함정, 전투기만의 싸움도 아니다. 군사 충돌이 일어나기 전 이미 승패가 갈린다는 뜻이다.

한국은 이 전장에서 뒤에 서 있는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한복판에 있다. 반도체 설계도 한 장, 배터리 소재 배합 기술, 조선소의 친환경 선박 데이터, 원전 수출 자료, 방산 부품 도면, AI 학습 데이터, 특허 포트폴리오, 항만 하역 시스템, 해저케이블 접속 정보, 스마트폰 앱의 위치 데이터, 선거 국면의 짧은 조작 영상까지 모두 표적이 될 수 있다. 한 기업의 서버가 뚫리는 일은 더 이상 한 회사의 사고가 아니다. 국가 산업의 내장이 열리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사건을 따로 본다. 기술 유출은 산업범죄, 해킹은 보안사고, 허위정보는 온라인 논란, 공급망 압박은 통상 문제, 선거공간 교란은 정치권 공방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한국을 노리는 상대국은 그렇게 나눠 움직이지 않는다. 항만을 흔들어 물류를 늦추고, 알고리즘을 흔들어 여론을 왜곡한다. 특허를 우회해 시장을 빼앗고, 스마트폰을 통해 국민의 이동과 소비를 읽는다. 그렇다면 그것은 이미 국가간의 전쟁이다. 총성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대응도 추상론으로는 안 된다. 먼저 국가 차원의 '보이지 않는 전장 지도'가 필요하다. 반도체, 배터리, AI, 방산, 원전, 조선, 항만, 통신망, 클라우드, 해저케이블, 선거공간을 하나의 상황판에 올려야 한다. 어느 기업이 어떤 기술을 갖고 있고, 어느 대학 연구실이 어떤 공동연구를 하고 있으며, 어느 항만 장비와 통신 장비가 어느 나라 제품인지 상시로 알아야 한다. 모르는 자산은 지킬 수 없다. 현재의 국정원은 이런 일을 하라고 국민이 세금을 주는 기관이다. 일본이 올 여름에 국가정보국을 새로 창설하는 것도 외무성,방위성,경찰, 공안조사청 각각 따로 놀던 국가정보기관들을 한 상황판에 올려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둘째, 기업이 사고를 숨기지 않게 해야 한다. 해킹을 당한 기업을 공개 망신 주는 방식으로는 신고가 늦어진다. 핵심 기업에는 보안투자 세액공제와 사고 신고 면책 장치를 주고, 대신 늑장 보고에는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셋째, AI와 알고리즘도 안보 심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 공공기관과 선거 관련 시스템, 금융·물류·통신 분야에서 쓰는 AI의 학습 데이터와 외부 의존도를 점검해야 한다. 넷째, 선거공간은 평시부터 지켜야 한다. 투표일 직전에 허위 영상과 조작 계정이 쏟아진 뒤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은 대응이 아니다. 플랫폼, 선관위, 수사기관, 외교안보 부처가 선거 전부터 외국발 조작 패턴을 공유해야 한다. 민주국가의 자유를 지키려면 방치가 아니라 투명한 방어가 필요하다.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의 경고를 일본 이야기로만 들으면 안 될 일이다. 일본은 이미 중국과의 경쟁을 군사와 경제, 기술과 정보가 결합된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같은 전장에 서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전장으로 보고 있느냐다. 보이지 않는 전쟁은 패배한 뒤에야 보인다. 그때는 이미 설계도와 특허와 데이터와 여론이 빠져나간 뒤일 것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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