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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초과稅收,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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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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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1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稅收)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부 내에서 논의가 뜨겁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는 국가채무 상환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기존 방식을 얽매이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 확충 재원으로 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애초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제기했던 '국민배당금'처럼 이 돈을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현금 살포용으로 쓰자는 아이디어는 일단 후순위로 밀린 것 같아 다행이다.

재정정책 수립이나 예산 및 기금 편성과 집행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는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가칭)'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지금은 국가재정 시스템에 따라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경우 사용처가 제한되는데, 이런 틀에 상대적으로 덜 구애받으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별도 기금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기금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전환 등 미래 성장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달리 세금 등 나라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재정경제부는 하반기 출범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를 초과 세수의 유력한 활용처로 검토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초과 세수를) 국부펀드에도 재원으로 쟁여놓고, 투자수익을 다시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당초 공기업 지분, 상속세 물납주식 등을 활용해 2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초과 세수를 추가 재원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국부펀드는 정부 자금으로 각국 증시나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고, 재정위기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미래대응기금과 다소 차이가 난다. 정부가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과 국부펀드 중 어느 한쪽에만 투입할지, 아니면 골고루 배분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금융위원회가 국내 첨단·전략산업을 육성 지원하기 위해 만든 국민성장펀드도 2차분 6000억원어치가 3분기중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재원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능이 비슷한 기금과 펀드가 줄줄이 등판하는 만큼 경제 컨트롤타워인 구 부총리가 책임지고 효율적인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반도체 등 초과 세수를 나랏빚 상환보다 미래 성장 동력 확충에 먼저 쓰자는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 언급으로 급물살을 탔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회견에서 "국가 부채가 조금 늘어났으니까 (초과 세수로 이를) 갚자, 빚이 없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빚는 없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초과 세수(세계잉여금)를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우선 사용한 뒤 이후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과 국가채무 상환에 쓰도록 돼 있다. 정부는 필요하다면 법을 고쳐서라도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과 미래세대 먹거리 확충에 발벗고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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