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시승기]르노 필랑트, 하이브리드·AI 품고 존재감 키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05010001789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6. 06. 07:00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에투알 필랑트 헤리티지 계승…르노 브랜드 상향 전략 상징
250마력 E-Tech 하이브리드·15.1㎞/L…정숙성·효율성 모두 잡아
오픈R 스크린·에이닷·챗GPT 탑재…‘움직이는 디지털 공간’ 구현
[사진자료] 르노 필랑트(Renault FILANTE)_1
르노 필랑트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르노
르노코리아가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를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인공지능(AI) 기반 커넥티비티 기술을 결합한 필랑트는 르노가 추진 중인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의 최상위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시장의 반응은 좋다. 올해 3월 출시 직후 사전 계약만 7000대를 넘어서며 기대를 모았고, 지난달까지 누적판매 8300대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패밀리카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 필랑트를 시승하면서 장단점을 알아봤다.

필랑트라는 이름은 1956년 미국 보네빌 소금사막에서 지상 최고속 기록을 세운 르노의 전설적인 모델 '에투알 필랑트'에서 가져왔다. 과거 르노의 기술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인상은 기존 르노코리아 차량과는 결이 달랐다. SUV와 세단의 경계를 허문 크로스오버 형태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디자인에서 느낄 수 있었다.

차체는 전장 4915㎜, 전폭 1890㎜, 전고 1635㎜, 휠베이스 2820㎜로 중형급 크기를 갖췄다. SUV 특유의 존재감은 유지하면서도 쿠페형 루프라인을 적용해 세련된 비율을 완성했다. 전면부에는 일루미네이티드 로장주 로고와 라이팅 그릴을 적용했고, 후면부는 와이퍼를 제거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공력 성능을 강조했다.

[사진자료] 르노 필랑트(Renault FILANTE)_1열 실내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를 나란히 배치한 대시보드./르노
실내는 르노가 강조하는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에 가깝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오픈R(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가 연결된 형태로 운전석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특히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아 주행 집중도를 해치지 않았다. 동승자는 별도 블루투스 헤드폰을 연결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장거리 이동 시 활용성이 높아 보였다.

공간 활용성도 강점이다. 2열 무릎 공간은 320㎜에 달하며 기본 트렁크 용량은 633L, 2열을 접으면 최대 2050L까지 확장된다. 실제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여유로운 공간감을 누릴 수 있었다.

주행 성능의 핵심은 1.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된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50마력, 공인 복합연비는 15.1㎞/L다.

실제 주행에서는 전기차에 가까운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출발 직후와 도심 주행에서는 엔진 개입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차량을 움직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차체를 밀어내며 전기차와 유사한 부드러운 출발 감각을 제공했다.

엔진 개입 방식도 독특하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엔진 개입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숨기는 방식이라면 필랑트는 배터리 잔량이 떨어질 경우 엔진을 적극적으로 가동해 충전한 뒤 빠르게 개입을 종료한다. 순간적인 엔진음은 들리지만 개입 시간이 짧아 주행 중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같은 CMA 플랫폼을 사용하는 그랑 콜레오스보다도 NVH(소음·진동) 성능이 한 단계 향상된 느낌이다. 엔진이 작동할 때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달되는 잔진동이 잘 억제됐고,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효과적으로 차단됐다.

[사진자료] 르노 필랑트(Renault FILANTE)_2
필랑트는 3월부터 5월까지 8300대가 국내 시장에 팔렸다./르노
승차감 역시 플래그십 모델다운 완성도를 보여줬다.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를 적용해 요철을 넘을 때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냈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가 노면에 안정적으로 밀착되는 느낌을 주며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적었다.

디지털 경험은 필랑트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차량에는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과 에이닷 오토가 적용됐다. 음성 명령만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었고, 챗GPT 기반 차량 사용 안내 서비스인 '팁스(Tips)'도 탑재됐다.

또 차량 제어 유닛의 85%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FOTA 기능을 지원한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진화하려는 르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전 사양도 풍부하다.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를 비롯해 차선 유지 보조, 긴급 제동 보조, 사각지대 경고, 360도 3D 어라운드 뷰 등 총 34개의 ADAS 기능이 적용됐다.

필랑트는 단순히 새로운 SUV 한 대가 아니다. 르노가 전동화와 AI, 커넥티비티를 앞세워 브랜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대중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으로 향하려는 르노의 의지가 곳곳에 담겨 있다.

실제 시승에서 필랑트는 정숙성과 승차감, 하이브리드 효율, 디지털 경험까지 고르게 완성도를 높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존 중형 SUV보다 한 단계 높은 공간감과 차별화된 디자인, 최신 디지털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선택지다.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