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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성호 법무장관, 쿠팡 사태에 “ISDS서도 정부 규제권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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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6. 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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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구제 위한 집단소송법 필요
징벌적 손해배상제 일부 개선 검토
친일재산 환수 통해 역사 정의 기대
정성호 법무부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 /법무부
"국민 3370만명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킨 쿠팡의 부실한 관리와 무책임한 태도가 이번 사태의 본질입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올해 1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쿠팡 측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장관은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근거 없는 주장을 담아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하고 미국 정부 개입을 요청했다"고 질타했다.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법무부는 관계부처·정부대리로펌과 함께 대응 체계를 갖추며 ISDS 중재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 장관은 집단소송법은 물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인터뷰를 통해 쿠팡 ISDS 대응과 법무부의 민생·안전 법안 추진 구상을 들어봤다. 법무부는 독립몰수제와 친일재산 국가귀속 제도 정비, 민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Q.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미국 투자사들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 제출과 미국 정치권의 문제 제기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정부는 ISDS 중재의향서를 비롯한 미국 투자사들인 청구인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 중이며,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당하고 적법한 규제 권한 행사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국제투자분쟁대응단' 체계 하에 관계부처·정부대리로펌과 협업해 ISDS 사건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국익과 직결된 ISDS 사건들은 그 규모와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법무부는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ISDS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제투자분쟁의 예방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은 기존 대통령훈령에 따른 국제투자분쟁 예방·대응 체계를 법률로 격상하고 있으므로, 통과될 경우 고도화되는 ISDS 사건에 대한 정부의 예방 및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집단소송법 제정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급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자 구제와 법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현행법상 소액·다수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어 모든 피해자들의 피해를 보전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한편 경제계 등에서 과거 사건에 대해 집단소송을 허용할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피해자들의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기 위해 과거 사건에 대해서도 집단소송을 허용하되, 법질서의 안정성을 고려해 집단소송법이 적용되는 과거 사건의 범위를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로 제한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국회에 제안했습니다. 향후에도 실질적 피해 회복과 법질서의 안정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회에서의 관련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Q. 집단소송법의 소급 입법은 피해 구제 관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기업의 법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법적 안정성과 신뢰 보호의 원칙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이 있다면.
-집단소송법은 실체적 권리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피해자들의 권리를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하는 법률입니다. 이미 시효가 지난 사안은 집단소송법이 도입돼도 새롭게 권리구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집단소송법을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피해자들의 재판 청구권의 실현이라는 공익이 기업 등의 절차적 신뢰보다 작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으로 기업이 위법 행위를 억제하고 대형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집단소송제가 실효적으로 작동하려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일부 개별법에 분산 규정돼 법마다 적용 요건과 한도에 차이가 있고, 사건 직후 비로소 개별법이 개정되는 등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불법 행위를 억제하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경제계, 학계 등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현행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문제점 파악, 개선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Q.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환수를 비롯해 범죄단체의 범죄수익 환수를 강화하기 위해 독립몰수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유죄 확정 없이 재산을 몰수·추징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이나 재산권 보호 원칙에 반한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독립몰수제는 범죄수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범죄자가 범죄로 얻은 이익을 박탈하고 범죄의 경제적 유인은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제도로서 여러 나라가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된 독립몰수제 법안은 검사가 독립몰수를 청구하고 법원이 심리를 거쳐 독립몰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법원의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이나 재산권 보호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 친일재산귀속법 제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법안 공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당 법안을 평가하자면.
-친일재산귀속법은 우리 헌법상 3·1 운동 정신에 따라 친일청산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표명인 만큼, 이러한 취지에 모두 공감했기에 여·야 합의로 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정안은 위원회 재설치 외에도 친일재산이 매각된 경우 그 처분의 대가를 환수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하고 친일재산 제보 활성화를 위해서 포상금 지급 규정을 신설하는 등 환수체계를 보완하는 법안입니다.
이 법이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의 생활안정, 독립운동 기념사업 등을 위한 재원 마련에 기여하고,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환수해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다시 본격화되기를 기대합니다.

Q. 법무부가 추진 중인 민법 개정은 현실과 법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작업으로 평가됩니다. 국민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개정 내용은 무엇이며,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보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2025년 12월 국회에 제출한 민법 개정안은 경제 상황에 따라 법정이율을 조정하는 변동형 법정이율제 도입, 가스라이팅 등 부당한 간섭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 인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 계약법을 현대화하는 데에 꼭 필요합니다. 아울러 후속 민법 개정을 통해 동물의 법적 지위를 바꾸는 것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동물 학대에 엄정히 대응하고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가기 위해 '동물의 비(非)물건화' 민법 개정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Q.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시효·소멸시효를 배제하는 특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를 과거 사건에 적용할 경우 소급입법 금지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국가기관에 의한 반인륜적 국가폭력범죄는 시효를 배제하여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 적극 공감합니다. 범행이 종료되었더라도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는 시효를 배제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와 학계의 입장입니다. 법무부는 국회 입법이 여타 유사 제도와 균형을 이뤄 마무리되도록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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