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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흔들리는 25조 SOC…건설업계 “공사비 현실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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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6. 05. 28. 19:33

자재비 부담 커져 건설사 실적 비상
공사비 1% 오르면 대규모 추가 부담
“사업발주 확대·규제완화 병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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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여파로 원자재비 상승이 예상되면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건설사들이 공사비 현실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OC 사업은 지방 경제 활성화와 건설업 일감 확보 등 여러 정책적 목적에 따라 추진되고 있지만, 최근 유가 상승이 자재비와 장비 운용비 부담을 키우면서 건설사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아시아투데이가 주요 SOC 프로젝트 사업비를 집계한 결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및 접근철도, 제주 제2공항 1단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구축사업 등 5개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25조1830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13조9000억원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및 접근철도 2조원 △제주 제2공항 1단계 5조4500억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2조7000억원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구축사업 1조1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지방 균형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가덕도 해상을 매립해 공항 부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부산권 신공항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항 부지조성공사와 함께 기반 시설인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및 접근철도 사업도 진행된다.

제주 제2공항 1단계 사업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다. 기존 제주공항의 여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대표적인 지방 공항 인프라 사업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다. 기존 대구 공군기지와 대구국제공항 기능을 통합신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구축사업은 새만금 내부 핵심 거점을 동서 간선도로인 국도 12호선과 연결하는 사업이다. 2030년 적기 개통을 목표로 3개 공구에서 동시 건설이 계획돼 있다.

변수는 고유가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 아스팔트, 운송비, 건설장비 연료비 등이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사 기준 유가 흐름을 보면 두바이유 5월물은 27일 종가 기준 배럴당 86.2달러로, 지난 3월 19일 기록한 137.82달러와 비교하면 37.5%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1월 7일 58.35달러와 비교하면 47.7% 오른 수준이다. 단기 고점에서는 내려왔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가 상승은 건설사들의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5월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로,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건설 부문의 비용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주택뿐 아니라 도로·공항 등 SOC 공사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유 가격 상승이 건설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50% 급등할 경우 건설 생산비용은 1.0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건축공사보다 토목공사, 도로시설 등에서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주요 SOC 사업 규모를 고려하면 비용 상승 폭은 작지 않다. 총사업비 25조1830억원에 대해 공사비가 1%만 늘어나도 추가 부담은 약 2518억원에 이른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와 접근도로·접근철도 사업비를 합산한 15조9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1% 상승 시 약 1590억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다만 개별 건설사의 실제 부담액은 컨소시엄 지분율, 계약 방식, 물가변동 반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일부터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운영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해당 TF를 통해 레미콘·혼화제, 아스팔트 등 주요 자재와 마감재의 수급 및 가격 동향을 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는 같은 달 21일 건설공제조합,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함께 유동성 공급과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 패키지를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유동성 지원을 넘어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현실화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토목공사는 장비 투입 비중이 높아 유가가 오를수록 비용 부담도 커진다"며 "현장 여건을 반영해 공사비와 사업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건설 현장에서는 석유화학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자재가 사용되는 만큼 고유가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페인트 등 일부 자재의 가격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나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도 최근 수년간 공사비와 공사기간 현실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올해 추진계획에서도 건설산업 전반의 활력 회복을 위해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 확보를 핵심 제도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SOC 사업을 확대하려면 건설산업 활성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도로 등 인프라 사업 발주를 늘리는 동시에 규제 완화를 통해 건설업 회복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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