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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 ‘AX 전환’ 가속…시운전 선박에 ‘스타링크’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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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6. 05. 25. 15:22

해상 통신 한계 보완
하반기 선원 대상 교육
숙련 노하우 데이터화
조선업 인력난 대응도 병행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스마트시운전센터.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수십년의 세월을 간직한 설비와 뜨거운 철판 사이, 그 사이 건물에서 조선소의 흐름을 데이터로 들여다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탄생해 이제 5년차에 접어든, 스마트생산관리센터와 스마트시운전센터다. 이곳은 생산 단계부터 해상 시운전까지 조선소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공정을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스마트시운전센터 대형 화면에는 시운전 중인 선박의 위치와 운항 속도, 연료 소모량, 검사 진행률 등이 표시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준으로는 1500개 이상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주요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과거에는 시운전 일정과 검사 항목, 문제 발생 이력 등이 엑셀이나 워드 문서, 담당자 개인 PC에 흩어져 있었다. 한화오션은 이를 시운전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시운전 중 발생한 문제와 조치 내용을 로그북 형태로 저장하고, 키워드 검색을 통해 과거 유사 사례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이전 선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추적할 수 있는 구조다.

한화오션은 올해 하반기 시운전 선박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해상 시운전은 통신망 제약이 있어 거제 인근 80~90마일을 벗어나면 데이터 송수신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스타링크가 도입되면 보다 먼 해역에서도 시운전 선박과 육상 센터 간 교신과 데이터 확인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조선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작년 선박 건조 현장에 스타링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선원 교육도 확대한다. 한화오션은 하반기부터 인도 예정 선박의 인수 선원을 대상으로 장비 운용과 시운전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교육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기존에도 해상 시운전 기간 중 장비 운용 교육이 이뤄졌지만, 선박 인도 전 모든 인수 선원을 대상으로 시운전팀의 기술적인 노하우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선원이 장비를 정확히 이해하고 운용할수록 인도 이후 클레임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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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훈 한화오션 선행공정관리팀 생산관리담당 사원이 거제사업장 내 스마트생산관리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오션
스마트생산관리센터는 선박 건조 전반을 관리한다. 조선소 전체를 3D 모델링한 화면에서는 도크와 안벽, 블록 위치, 작업장 포화도, 크레인 가동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드론으로 하루 두 차례 현장을 촬영해 블록 이동과 작업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조선소 공정은 선행 단계의 일정 변동이 발생하면 후행 공정까지 많은 추가 변동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담당자들이 각자 자료를 모아 직접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공정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플랫폼에서 함께 확인한다. 공정 담당자들은 주 1회 스마트생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지연 요인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AI로 경험·노하우 축적…"반복 업무는 자동화·효율화"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AX(AI 전환)는 인력 감축이 아닌 '지식의 축적과 업무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숙련 인력이 머릿속에 갖고 있던 경험과 노하우를 데이터로 남기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함이다. 고령화와 인력난 속에서 숙련자가 퇴직하더라도 현장의 판단 기준과 업무 방식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권순도 한화오션 AX사업부 생산운영지능화팀장은 "AX 전환은 인력 감축이 목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인력 공백을 기술로 보완하는 개념"이라며 "숙련자의 기술과 판단 기준을 전산화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현장 인력은 보다 중요한 의사결정과 품질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도 AX 전환을 서두르게 하는 배경이다. 중국 조선소들은 후발 주자라는 점에서 최신 설비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소는 오랜 운영 경험과 품질 관리 노하우가 강점이다. 한화오션은 이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시스템화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향후 미국 필리조선소 내 적용 가능성이 있다. 거제에서 검증한 디지털 생산·시운전 시스템은 향후 해외 조선소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국가별 전압 규격과 장비 인증, 규제 기준 등이 달라 단순 이식보다는 현지 환경에 맞춘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선업을 포함한 제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필리조선소 역시 이를 통해 생산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 수급과 운영상의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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