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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착시에 안주 않는다… 롯데케미칼 ‘스페셜티’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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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5. 17. 17:39

[K-산업비전포럼]
10분기만 흑자에도 체질 개선 가속
범용석화 줄이고 수소·배터리 고삐
대산·여수사업장 셧다운… 설비 축소
롯데케미칼이 중동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간신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낮추는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유가 착시 효과에 안주하지 않고 신사업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영준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대대적인 리밸런싱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등 대형 석유화학 생산기지의 상업 가동을 준비하는 한편 범용 석화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과 친환경 소재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은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신사업 중심의 사업 재편 차원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 순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이는 전쟁 이전에 수급한 원유로 만들어진 제품이 전쟁 이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장부상 재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환입이 발생한 영향이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규모는 500억원이다. 기초소재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원재료 래깅 효과는 약 2500억원에 달한다.

다만 1분기 깜짝 흑자는 사업 본연의 경쟁력 회복이 아닌 지정학적 리스크가 낳은 일시적 이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의 최근 5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범용 석화 중심 구조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1년 18조1205억원의 매출과 8.5%의 견조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시황 악화가 시작된 2022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전망치 역시 매출 21조4201억원에 영업이익률은 0.13%로 예측된다. 흑자 기조로 돌아서긴 하지만 완연한 회복세로 보기엔 어렵다. 시황 변동에 민감한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유도체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인 기초소재 부문의 의존도를 낮추고 오는 2030년까지 고부가 스페셜티와 친환경 자원선순환 메디컬 소재 등의 매출 비중을 60%까지 대폭 확대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진입 장벽이 높은 고수익 사업을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한 청정 수소 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유기용매 생산 등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스페셜티와 친환경 사업 강화는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핵심 전략"이라며 "분기 실적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도 흔들림 없이 사업 재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대산 사업장은 HD현대케미칼과의 합병을 진행 중이며 여수 사업장 역시 정부에 사업 재편 최종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는 단순 자산 매각이 아닌 기업 간 결합과 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전략이다.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력 이동도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대산 사업장 소속 임직원들은 오는 6월 신설 법인인 롯데대산석화로 소속을 옮긴 뒤 9월 HD현대케미칼과 통합된 신규 합작법인에 최종 편제될 예정이다. 일정 기간 파견 후 본사로 복귀하는 현대 측 인원과 달리 롯데케미칼 인력은 신설 법인으로 완전히 소속을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초화학 부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 일원화 조치의 일환이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재편에 따라 설비 축소도 진행한다. 협력사와 사업재편을 완료하면 대산 공장의 경우 에틸렌용 NCC 연간 생산능력은 110만톤에서 100만톤, 여수 공장은 123만톤에서 110만톤으로 보유 설비 규모가 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이후 중동 상황 등 시장에 유동적으로 대응해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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