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되지 않은 여행'의 힘…예능이 포착한 예상 밖 행복들
|
17일 업계에 따르면 tvN '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이하 '꽃보다 청춘')과 유튜브 채널 '뜬뜬'의 웹예능 '풍향고2'가 나란히 흥행 흐름을 이어가며 무계획 여행 예능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플랫폼과 구성은 다르지만 '통제되지 않은 여행'이라는 공통된 감성을 공유한다.
'꽃보다 청춘'은 제한된 조건 속에서 떠나는 방랑형 여행 예능이다.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은 하루 용돈 10만 원만 지급받은 채 매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휴대폰 앱 사용은 금지되고 최소한의 여행 정보만 책자로 제공된다. 프로그램은 '여행은 리미티드, 낭만은 언리미티드'라는 슬로건 아래 불편함 속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을 담아낸다.
반응도 빠르게 이어졌다. 첫 방송은 수도권 기준 평균 4.2%, 최고 6.4%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tvN 핵심 시청층인 2049 시청률 역시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
|
두 프로그램이 동시에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리얼함이다. 과하게 설계된 미션이나 자극적인 갈등 구조 대신 예상치 못한 상황 자체가 서사가 된다. KTX 비용으로 하루 예산 절반을 써버리고, 폭설 속에서 저렴한 식당을 찾아 헤매는 과정들이 오히려 현실적인 공감을 만든다.
'꽃보다 청춘'에서는 속옷이 떨어진 최우식을 위해 정유미와 박서준이 밤늦게 속옷을 사러 나서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당황한 최우식이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말하는 순간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었다. '풍향고2' 역시 호텔에 빈 방이 없어 거리를 헤매고,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식인 슈니첼 맛집을 찾아 나서는 4인방의 좌충우돌 모습은 친근하면서도 재미를 선사했다. 거창한 관광보다 함께 고생하며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여행의 본질을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
이 같은 흐름 뒤에는 디지털 피로감에 대한 반작용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 전부터 맛집과 동선, 리뷰를 검색하고 최적 경로를 설정하는 소비 방식에 익숙해진 시대에 두 프로그램은 오히려 그 모든 편의를 제거한다. 지도 앱 없이 길을 찾고 예약 없이 숙소를 구해야 하는 과정이 지금 시대와 정반대의 감각을 제공하는 셈이다.
결국 두 프로그램이 공유하는 가장 큰 정서는 낭만이다. 효율과 성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상 속에서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여정 자체가 위로로 작동한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최근 여행 예능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보다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완벽하게 준비된 여행보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순간들이 시청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