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배임·개인정보 적용 여부 두고 해석 엇갈려
“ERP 기록·CCTV 등 객관적 증거 확보가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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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문서 유출 사건의 경우 유출자로 지목된 노조위원장의 법적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쟁점으로 꼽힌다. 파업 기간 불거진 업무방해 논란 역시 법원이 금지한 3개 필수 공정에서 실제 쟁의행위가 있었는지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노사 간 법적 공방이 장기화되면서 대외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간 갈등이 단순 공방을 넘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사측이 최근 인천 연수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내부 기밀자료 외부 유출 사건'과 '노조의 업무집행방해' 건이다.
우선 내부 자료 외부 유출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해당 파일에 기밀 정보가 담겨있었는지' 여부다. 해당 파일은 전자세금계산서 파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3년간 집행한 언론사 광고 및 협찬 내역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노조 측이 '전 직원이 접근 가능했던 자료'라고 주장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봉수 강남노무법인 노무사는 "전 직원에게 공개된 자료인 만큼, 사측의 비밀유지 의무 주장이 성립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 징계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금계산서 자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사규에 적용되는 대외비 자료로 분류될 수 있어 사규 위반에 따른 징계 조치 대상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내 시스템 내 문서라는 점에서 엄중히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법조 관계자는 "공개 게시판이 아닌 사번·비밀번호·권한 인증을 거쳐야 접근 가능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내 문서라는 점은 회사가 보안 조치를 취한 영업상 주요 자산으로 볼 수 있다"며 "취업규칙에 정보 유출금지 조항까지 있었다면 노조 측이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부 문서를 누가 유출했는지도 관심사다. 해당 문서의 조회 기록에서 박재성 노조위원장 이름이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실제 외부 전달 경위와 주체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노조의 배임 혐의 적용 가능성을 두고도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또 다른 법조 관계자는 "해당 자료가 외부로 전달됐다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나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부 자료의 외부 반출 과정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명이 담긴 문서인 만큼, 개인정보보호법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시각도 있다. 박 교수는 "노조위원장이 타 기업 노조에 자료를 넘겼다면 해당 유포자로도 볼 수 있다"며 "최초 유포 행위까지 연결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업무방해 혐의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노조 간부들의 공정 감시 행위가 파업 동참을 독려한 수준인지, 아니면 필수 공정 작업을 실제로 막은 것인지다. 한 법조 관계자는 "법원이 파업을 금지한 3개 공정에서 쟁의행위가 이뤄졌다면 업무방해죄상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최소한의 작업은 계속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향후 CCTV·작업일지·생산량 데이터 등을 둘러싼 사실관계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